| ▲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1월27일 온타리오주 오타와에 위치한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스텔란티스와 GM이 미국으로 완성차 생산 거점을 옮기면서 캐나다 정부로서는 일자리와 지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한국 기업의 초계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지원 사격에 나섰는데 자동차 투자 유치가 시급한 캐나다 정부에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장관은 3일(현지시각) 스텔란티스와 GM을 상대로 “수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캐나다 정부는 스텔란티스와 GM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완성차 생산 설비 일부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생산을 축소해 보조금 환수를 결정했다.
앞서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0월14일 온타리오주 브램턴에 위치한 지프 컴패스 공장을 미국 일리노이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GM도 지난해 10월 온타리오주 잉거솔 공장에서 전기 밴 생산을 중단한다고 전했다. 이에 GM은 3교대 근무 계획도 폐지하고 수백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캐나다 정부는 스텔란티스와 GM의 해당 공장에 각각 10억 캐나다 달러(약 1천억 원) 와 2억6천만 캐나다 달러(약 2760억 를 지원했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되받으려는 것이다.
조사업체 트릴리움네트워크에 따르면 GM과 스텔란티스 및 포드의 캐나다 자동차 생산 점유율은 2016년 56%에서 지난해 23%로 10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여기에 트럼프 정부의 본국 생산 압박으로 미국계 제조사 이탈이 가속화해 캐나다 정부로서는 현대차를 비롯한 외국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이는 한국 입장에서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의 결정적 교환 카드를 쥐게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도입의 전제 조건으로 자동차를 포함한 산업 투자를 요구해 현대차가 현지 공장 설립이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경우 수주 가능성을 높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2일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한국과 독일은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라 방산을 넘어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캐나다로 출국하기 위해 1월26일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1월26일 한국 정부의 캐나다 방산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특사단에 합류했다.
캐나다는 현재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이 짝을 이룬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의 입찰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CTV뉴스는 “캐나다는 트럼프 정부와 무역 전쟁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며 “잠수함 수주는 양측이 어떤 산업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에게 캐나다 투자는 장점이 많다. 우선 최근 강세를 보인 완성차 판매량이 현지 투자로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자동차 전문매체 드라이빙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캐나다 판매량은 2024년보다 11% 증가한 14만6185대로 나타났다.
여기에 스텔란티스와 GM 등 북미 완성차 업체의 이탈에 따른 생산 및 판매 공백을 빠르게 메워 시장 점유율을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현대차가 캐나다에 투자하면 공급망 안정화와 규제 대응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광업 강국인 캐나다에 풍부한 배터리 소재 광물을 확보해서 북미 전체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재발할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관세 갈등에서도 양쪽에 각각 생산을 통해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와 조지아 등 미국에는 이미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캐나다 정부가 GM과 스텔란티스에서 투자 지원금을 회수해 투자 손길을 내민 현대차에 적극 밀어줄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현대차가 자동차 산업 축소 위기에 빠진 캐나다에 ‘구원 투수’로 등장해 현지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잠수함 사업 수주까지 가져오는 그림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트릴리움네트워크는 “캐나다 정부는 미국 업체에서 해외 제조사로 자동차 산업 지원책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