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이크론이 미국과 대만 메모리반도체 생산 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면서 업황에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만 타이중에 위치한 마이크론 D램 생산공장 홍보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론이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단지를 착공한 데 이어 대만에서도 공장 건물을 인수해 생산 능력 확대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곧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호황기를 단축하는 결과로 이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각)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마이크론이 18억 달러(약 2조7천억 원)를 들이는 대만 반도체 공장 인수를 발표한 뒤 시장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주요 메모리반도체의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아 큰 수혜를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반도체 수요 급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대응하는 데 한계를 맞으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 확대에 나서며 중장기 수요 대응에 힘쓰고 있다.
미국 아이다호 공장 증설에 이어 최근 뉴욕에 1천억 달러(약 147조6천억 원)을 들이는 대규모 생산단지 구축 프로젝트를 착공했다.
더 나아가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들이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대만에 있는 파운드리 업체의 공장을 인수하며 공급 확대를 예고했다.
배런스는 마이크론의 이런 결정을 두고 “중장기 관점에서 공급 과잉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설비 투자 확대로 단기간에 D램과 같은 메모리반도체 생산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 업황 호조 효과도 빠르게 사그라들고 이는 자연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마이크론의 점유율을 크게 앞서면서 호황기 지속에 따른 수혜를 더 크게 보고 있다.
마이크론이 공격적 생산 증설로 점유율을 늘린다면 수혜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에 대응해 설비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면 반도체 공급 과잉이 벌어지는 시기는 더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
배런스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은 과거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증설에 나서면서 업황 호조를 불황으로 돌리는 사이클 효과를 주도해 왔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당장 이러한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이미 2026년 생산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고 밝힌 점과 마이크론 임원이 최근 인터뷰에서 전례 없는 공급 부족을 예고한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현재 본격화된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