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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 키우기'가 쏘아올린 '방치형 게임' 열풍, 저품질 게임 범람으로 K게임 경쟁력 악화 우려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6-01-19 16: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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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가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최대 흥행작으로 떠오르면서, 새해 초부터 국내 게임 업계가 방치형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을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요 게임사들까지 기존 지식재산(IP)을 앞세워 유사한 방치형 게임 출시를 잇달아 예고하면서, 자칫 낮은 품질의 대량 양산형 게임들이 주류를 차지하며 전반적인 K게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메이플 키우기'가 쏘아올린 '방치형 게임' 열풍, 저품질 게임 범람으로 K게임 경쟁력 악화 우려
▲ 넥슨의 신작 '메이플 키우기'가 새해에도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넥슨>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넥슨의 ‘메이플 키우기’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최대 흥행작으로 부상한 데 이어 새해에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메이플 키우기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뚜렷한 흥행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9주 연속 매출 정상을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굳힌 모습이다. 

메이플 키우기는 당초 경쟁작들과 비교해 대규모 마케팅도 없었고, 시장 기대작으로도 분류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과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메이플 키우기는 정식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00만 명을 넘었고, 누적 매출도 1억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메이플 키우기의 예상 밖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방치형 RPG 게임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그동안 대형 프로젝트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게임사 중심으로 개발돼왔지만, 메이플 키우기가 기존 인기 IP와 방치형 장르의 결합 효과를 입증하면서 대형 게임사들까지 자사 IP를 앞세워 본격적 시장 진입에 나선 것이다.
 
'메이플 키우기'가 쏘아올린 '방치형 게임' 열풍, 저품질 게임 범람으로 K게임 경쟁력 악화 우려
▲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스톤에이지: 펫월드'를 개발하고 있다.

넷마블은 상반기 중 ‘스톤에이지 키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게임은 1999년 출시 이후 세계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스톤에이지’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넷마블은 앞서 2023년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흥행시키며 방치형 장르에서 성과를 낸 전례가 있다. 

엠게임은 자사 장수 무협 IP ‘귀혼’을 활용한 방치형 게임 ‘귀혼 키우기’를 역시 올해 상반기 내 출시한다.

컴투스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시프트업의 IP ‘데스티니 차일드’를 활용한 방치형 게임을 준비 중이다.

메이플 키우기로 성과를 낸 넥슨 역시 방치형 게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방치형 신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가 바람의나라 서비스 30주년인 데다, 지난달 ‘바람의나라 키우기’, ‘바람 키우기’, ‘방치 바람’ 등의 상표권을 출원하면서 기념 신작 출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조작 부담이 적고 자동 전투와 성장 시스템을 중심으로 설계돼 이용자 접근성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 비중이 거의 없고, 게임 개발 기간과 비용이 적게 들며 운영 부담도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경기 침체와 신작 흥행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가성비 높은 방치형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 유행 등의 영향으로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도 비교적 가벼운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검증된 인기 IP를 앞세워 여러 게임사들이 잇따라 진입하면서 방치형 장르의 수요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대량 양산형 모바일 게임 유행이 장기적으로 게임 업계에 부작용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임 업계가 비슷한 형태의 방치형 모바일 게임 경쟁에 주력할 경우, 게임 개발력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존 인기 IP를 단순히 방치형 게임 포맷에 덧씌우는 방식이 이어질 경우 IP가 단기 수익성에 쏠리면서, 결국 IP 생명력이 단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금 구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방치형 게임은 성장 속도 조절, 재화 누적, 반복 소액 결제에 의존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며, 체감 과금 강도가 높은 편이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리니지 라이크로 대표되는 RPG의 고강도 과금 체계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합리적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해온 상황에서 방치형 게임 열풍이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흥행 가능성이 검증된 특정 장르에 개발 자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방치형 장르는 MMORPG보다 투입 인력이 적고, 개발 기간도 짧은 데다, 개발 난이도도 낮아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수익성을 고려하면 외면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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