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6-01-14 15: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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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가 취임 뒤 다져 온 재무건전성이 2027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제도 도입을 앞두고 빛을 발할 가능성이 나온다.
보험업계 전반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현대해상에서 자산부채관리(ALM) 고도화와 자본의 질 개선을 꾸준히 추진한 만큼 규제 강화가 오히려 체질 개선 성과를 보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가 취임 뒤 꾸준히 강화한 재무관리가 빛을 볼지 시장 관심이 모인다.
14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27년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제도 도입을 앞두고 ALM전략실 등을 중심으로 재무관리에 힘쓰고 있다.
ALM전략실은 자산부채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태스크포스(TF)와 팀 등의 형태를 거쳐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정식 전략실로 승격됐다.
이는 강화하는 금융당국의 자본·리스크 관리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자본의 질 관리를 주문하며 단순 지급여력비율이 아니라 기본자본을 늘리는 방향성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그리고 전날 구체적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제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2027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제도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기본자본비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50%를 밑돌면 적기시정조치가 부과된다. 보험업 전반이 새로운 제도 도입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과시간 9년이 부여됐지만 보험사의 건전성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7년부터 듀레이션 갭(자산과 부채 만기 차이)에 따른 규제 도입도 예고했다. 이 규제가 도입되면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 차이를 줄이는 것이 보험사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된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는 듀레이션 갭 규제와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이 동시에 도입되는 2027년을 앞두고 ALM 관리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보험사 대상 자본규제가 엄격해졌지만 이 대표 체제 아래서 기초체력을 다져 온 현대해상은 도리어 이를 큰 폭의 반등 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나온다.
이 대표는 금융당국의 건전성 강화 제도 개편을 앞둔 지난해 3월 대표로 취임해, 대표로 오를 때부터 위험 관리를 최대 과제로 안았다.
당시 현대해상은 이 대표 선임을 알리며 “(이 대표는) 위기와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경영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 취임 뒤 현대해상은 재무관리에 힘을 실었는데 서서히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 취임 뒤 현대해상의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듀레이션 갭은 2025년 3분기 -1.7년으로 2025년 1분기 -3.2년에서 1.5년 축소됐다. 금융권에서는 듀레이션 갭이 1년 이상 줄어든 것은 긍정적 성과라고 바라본다.
지급여력비율은 2025년 1분기 말 159.4%에서 3분기 말 179.8%로 20.4%포인트 개선됐다.
자기자본은 1분기에서 3분기까지 5920억 원 늘었다. 이는 실질적으로 자본관리 성과가 자본규모 확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더욱이 금융당국의 기본자본 산식 기준이 바뀌면서 기본자본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025년 기준으로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이 170% 이상인 회사에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가운데 80%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이번 조정으로 이익잉여금 범위 안에서는 100%를 기본자본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본 부담 요인’으로 인식되던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현대해상의 기본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완충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 현대해상은 제도 영향에 따른 수익성 타격이 컸던 만큼, 제도 변화 뒤 반등 폭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조정에 따라 기존 적립비율 80%를 적용받던 현대해상 등은 기본자본비율 상승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실손보험 개편과 자동차보험 요율 조정 등이 맞물리며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현대해상 보험수익성 악화는 포트폴리오 구성상 대부분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해상은 2026년부터는 실손보험 손익 개선, 손실계약비용 축소, 자동차보험 요율 인상으로 손익 악화 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실적 개선과 함께 제도 개선이 더해지면 배당 재개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어떠한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고객과 신의를 다하는 믿음 있는 손해보험사로 자리하려면 무엇보다 자본력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힘써 나가야 한다”며 “기본에 충실한 업무 문화와 성과지향적 경영체계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