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삼성그룹 수사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SK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등을 겨냥햔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이런 대기업 수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특검, 삼성 외 대기업 수사 진행할까
13일 재계에 따르면 특검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특검이 삼성그룹 외 다른 대기업의 뇌물공여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
|
|
▲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특검은 SK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등 다른 그룹을 수사하기 위한 재료들을 모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SK그룹이 미르와 K스포츠에 기금을 출연한 것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특별사면을 두고 거래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도울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내용도 확인했다.
특검은 롯데그룹에는 면세점 특허 획득과정에 대가성 여부가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 이런 의혹을 수사하기에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 활동은 28일 끝나는데 보름가량밖에 남지 않았다.
특검은 아직 공식적으로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특검이 기간 연장을 요청해도 황교한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검은 1월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여전히 삼성그룹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와 박 대통령 대면조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 소환조사, 이재만 안봉근 전 비서관 조사 등 국정농단 핵심 관계자들 수사가 남아있는 만큼 2월 말까지 대기업 수사까지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 수사에 착수했다가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재계 반발만 불러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기한연장이 안 될 경우 특검이 다른 대기업 수사는 아예 손대지 않고 삼성그룹 등에 집중할 수도 있다.
◆ 검찰, 특검만한 수사력 기대하기 어려워
특검에서 수사를 하지 못하고 검찰로 대기업 수사가 넘어갈 경우 수사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특검의 삼성그룹 수사만큼 집중적인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한번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도 재차 이 부회장을 불러들여 조사했다. 그만큼 강력한 수사의지를 보이며 수사를 추진하고 있다.
|
|
|
▲ 박영수 특별검사. |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특검이 아니었다면 삼성그룹 총수를 두번이나 불러 조사하는 일은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면에서도 이번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수사관 40명 등 100명이 넘는 인력이 가동되고 있다. 수사력면에서 과거 대검 중수부에 비견할만한 수준이다. 중수부가 사라진 이후 검찰에서 이만한 수사인력을 꾸리기는 사실상 어렵다.
탄핵심판 등 정치적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는 특검에 여론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으로 국민적 관심이 수사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특검이 종료되고 헌법재판소가 3월 중순경 탄핵심판을 마무리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탄핵심판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검찰 수사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곧바로 조기대선이 확정돼 정치권으로 여론의 중심추가 쏠리게 된다. 그만큼 검찰수사에 관심은 줄어든다. 반면 탄핵이 기각될 경우 박 대통령이 정국 수습에 들어가면서 박 대통령과 관련된 뇌물죄 수사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