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12-15 1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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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투자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이라며 반발했다.
연합 측은 15일 낸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이사들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안건과 관련해 사전보고나 논의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사회 당일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해당 사실을 접하게 된 점에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 MBK·영풍 연합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투자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투자 안건은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엄중한 시기에 회사의 사업적 필요성보다는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가의 핵심 전략자산인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투자 구조와 관련해 미국 측이 합작법인이 아닌 고려아연에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을 문제 삼았다.
연합 측은 “미국 제련소 건설에 미국 정부 투자가 필요하다면 제련소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이익과 고려아연 주주 이익에도 부합하는 구조”라며 “고려아연이 10조 원이 넘는 자금과 위험을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회사의 지분 10%를 미국 측이 가지는 기형적 구조는 이사회의 배임 우려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계부터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대규모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당장 지분을 희석시키면서까지 급박하게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측 투자금 출처도 문제 삼았다. 미국 정부 기관이 해외 민간기업에 합작법인을 통한 ‘우회 출자’는 전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규모 해외 제련소 건립으로 기존 울산 온산제련소의 ‘공동화 현상’과 ‘핵심 기술 유출’을 우려했다.
연합 측은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제련소는 온산제련소 생산능력에 육박하는 규모로 추정된다”며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물량을 미국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국내산 광물의 '수출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십 년간 축적한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이 합작으로 해외로 유출되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며 “지금처럼 갑자기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급하게 처리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신중하고 철저하게 사업성을 검토해 주주와 국가 경제에 최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MBK·영풍 연합은 이날 오전 열리는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업적 실체를 따지겠다고 덧붙였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