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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매각 표류하나, 국민연금 출자금 회수각에 흥국생명 법적 대응까지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12-11 15: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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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최대 규모 부동산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이 안갯속에 빠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된 가운데 국민연금이 출자금 전액 회수를 검토하는 정황이 알려지며 매각가 재산정부터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표류하나, 국민연금 출자금 회수각에 흥국생명 법적 대응까지
▲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본입찰에 참여했던 흥국생명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며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출자금을 회수하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전은 사실상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을 상대로 출자금 회수뿐 아니라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여러 펀드에 출자했는데 이번 매각 과정에서 펀드 출자 당시 맺은 약정이 깨졌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지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를 하며 국민연금의 사전 승인 없이는 민감 정보를 외부에 제공할 수 없도록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실사 과정에서 설정액·평가액·보유 자산 등 민감 정보가 담긴 보고서가 회계법인에 제출된 정황이 파악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출자금 회수가 현실화하면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가 산정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전면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한 자금은 2조 원대다. 시장에서는 이를 현재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7조~8조 원대로 추산한다. 

금융투자협회 펀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일 기준 이지스자산운용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는 약 29조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 출자 자금이 회수되면 기업가치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다. 또 기업가치가 변하면 매각 가격 자체에 변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앞서 입찰 과정에서도 투명성 논란이 제기됐지만 논란 자체만으로는 매각 판도를 바꾸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번 국민연금 문제제기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기업가치 변동을 불러와 매각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매각에 일찌감치 문제를 제기한 흥국생명이 본격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점도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이날 이지스자산운용 매각과 관련해 최대주주 손모 씨와 주주대표 김모 씨, 공동 매각주간사인 모건스탠리 한국 IB부문 김모 대표 등 5명을 공정 입찰 방해 및 사기적 부정거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흥국생명이 제기한 고소장 주요 내용에 따르면 피고소인들은 이른바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입찰 가격을 최대한 높이기로 공모했으면서도 표면적으로는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했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본입찰을 통과한 후보 대상으로 입찰 마감 없이 가격을 계속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경매호가입찰 방식을 말한다.

흥국생명은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말을 믿고 본입찰에서 1조500억 원이라는 최고가를 입찰 가격으로 제시했다”며 “다른 참여자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 한화생명은 각각 9천억 원대 중반 입찰 가격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매각주간사 측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주겠다는 취지로 흥국생명 입찰 가격을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측에 전달했다”며 “이에 힐하우스는 다시 1조1천억 원이라는 입찰가격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표류하나, 국민연금 출자금 회수각에 흥국생명 법적 대응까지
▲ 이지스자산운용 인수 본입찰까지 참여한 흥국생명은 매각 절차가 불공정하다며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시장에서는 흥국생명이 보험업 성장세 둔화에 따라 자산운용 역량 확대가 필요했고, 그룹사인 태광그룹 전체로 봤을 때도 이지스자산운용을 인수할 전략적 필요성이 컸다는 점에서 강경 대응에 나섰다고 바라본다.

태광그룹은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 부문의 우량 자산을 발굴하고 그룹 내 보험·증권·운용사가 이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갖추면 전체 계열사 차원의 운용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는 전날 입장문에서 “모든 절차에서 매각 주관사 기준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왔다”며 관련 의혹에 반박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법적 대응에 나선 만큼 이후 진행 방향성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규모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이번 매각 지분은 약 98%며 시장에서 바라보는 이지스자산운용 기업가치는 8천 억~1조 원 수준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8일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통해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발표했다. 8월 예비 입찰 숏리스트에는 한화생명, 흥국생명, 외국계 사모펀드운용사(PE) 2곳 등이 포함됐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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