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12-10 16: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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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효성티앤씨가 지난 1월 효성화학으로부터 총 9200억 원에 인수한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현 효성네오켐)이 올해 반도체 호황에도 예상 밖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매출의 74%를 차지하는 품목인 반도체 공정용 가스 삼불화질소(NF3)의 시세가 올해 상반기 등락을 지속했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이사 사장. <효성>
내년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라 특수가스 사업의 주요 고객사인 반도체기업들의 출하량 상승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특수가스 사업으로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10일 효성티앤씨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의 특수가스 사업 계열사 효성네오켐의 실적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티앤씨는 기존 영위하고 있던 NF3 가스 사업(연산 3500톤)과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연산 8천 톤)을 합쳐 효성네오켐을 출범했다.
효성티앤씨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효성네오켐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998억 원, 순손실 12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 단독으로도 2024년 연간 매출 1756억 원, 영업이익 136억 원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효성티앤씨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를 위해 9200억 원을 투자했는데, 인수 후 첫 해 실적이 예상보다 낮아 효성티앤씨 경영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네오켐 실적 부진과 관련해 "최근 반도체 업계가 웨이퍼 생산 수 증가보다는 미세 공정화에 집중한 관계로 NF3 가스 수요 회복세가 완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내년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 진입에 따라 반도체용 특수가스 설비 증설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효성네오켐은 2027년까지 20%F2/N2(불소20%-질소80% 혼합가스) 제품 증설 투자에 195억 원 규모, 프로필렌 공장에 22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진행 중이다.
효성네오켐은 주요 고객사로 반도체 제조사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디스플레이 제조사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등을 두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업황 강세로 반도체 회사들이 2026년 생산량 계획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SK증권 측은 “특히 반도체의 고적층 공정 확대, 미세화 진행에 따라 챔버 클리닝 공정의 중요도는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도체 기술 발전이 진행될수록 특수가스 역할 역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삼성전자(왼쪽)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공장 전경.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회사가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후 제시한 사업 청사진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기존 6개 품목이었던 특수가스 제품군을 15개로 늘리고, 주력 품목인 삼불화가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기존 74%에서 46%까지 낮추기로 했다.
또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고,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2천 톤 늘려 1만3500톤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를 달성할 경우 회사는 특수가스 사업에서만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0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효성티앤씨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누적 매출 5조8517억 원, 영업이익 2068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9% 늘고, 영업이익은 9.4% 줄었다.
회사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인수 금융으로 5000억 원을 차입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회사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4년 말 1조1985억 원에서 2025년 3분기 2조635억 원으로,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59.6%에서 194.9%로 각각 증가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