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에 힘입어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취급고 1위 자리를 노려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회사의 실적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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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찬석 현대홈쇼핑 대표. |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취급고 3조4980억 원을 기록해 2015년보다 9.9% 늘었다.
취급고는 고객들의 실제 구매금액을 합산한 것인데 전체상품의 취급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 시장점유율과 순위를 따지는 기준이 된다.
업계 1위인 GS홈쇼핑은 지난해 취급고가 3조6696억 원으로 현대홈쇼핑보다 1716억 원 많았다. 2015년 격차가 3278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대홈쇼핑이 바짝 쫓아온 셈이다.
현대홈쇼핑은 3위인 CJ오쇼핑과의 취급고 격차도 2015년 1286억 원에서 지난해 3370억 원으로 2배 이상 벌려 2위를 굳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과 손잡고 제품을 고급화하는 등 시너지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과 협업을 통해 홈쇼핑전용 의류브랜드 ‘모덴’을 내놔 패션부문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기존 홈쇼핑 의류보다 비싸지만 타임, 마인 등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한섬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현대리바트가 입점해 가구와 인테리어 분야도 고급화했다. 앞으로 현대리바트와 부엌가구 등 홈쇼핑 특화상품을 론칭하고 현대그린푸드와 1인 가구를 겨냥한 가정간편식(HMR)을 유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현대백화점의 온라인쇼핑몰인 H몰을 흡수해 운영하고 있는 점 역시 취급고를 늘리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다른 홈쇼핑업체들과 달리 현대백화점의 상품까지 취급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채널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고객 이탈이 적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룹 시너지를 이용한 상품경쟁력 강화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신뢰도가 높은 현대백화점 상품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홈쇼핑이 올해 취급고 1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취급고가 2015년보다 9.9% 늘어나 GS홈쇼핑(4.5%)과 CJ오쇼핑(3.4%)의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자회사 현대렌탈케어가 아직 시장진입 단계라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83억 원을 거둬 2015년 같은기간보다 1.3% 감소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의 부진은 현대렌탈케어 때문”이라며 “현대렌탈케어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55억 원을 내 3분기 영업손실 51억 원에 이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고객 소비형태가 소유에서 사용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렌탈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그룹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