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올해 사상 첫 매출 60조 넘는다, 이규석 전장·로봇·반도체 신사업으로 재도약 노려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12-09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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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사상 첫 연간 매출 6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내년부터 기존 전동화 부품을 비롯해 로보틱스, 반도체 등 미래 신사업 본격 추진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사상 첫 매출 60조 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이 사장이 8월27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현대모비스>
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장이 현대모비스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7조2370억 원을 기록하며 2023년보다 3.4%가 감소했다. 이 사장은 2023년 12월부터 현대모비스를 이끌고 있다. 대표이사를 맡은 첫 해부터 매출이 꺾인 것이다.
2023년에는 매출 59조2544억 원을 내며 60조 원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실적 흐름이 나쁘지 않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45조720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7.5% 증가했다.
이 사장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60조 원을 넘기려면 4분기에 매출 14조3천억 원 이상을 내야 한다.
회사는 2024년 4분기 매출 14조7107억 원, 2023년 4분기 매출 14조6722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4분기 매출 흐름대로라면 연 매출 60조 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부품을 주로 공급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0월과 11월 판매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0월에는 6.9%, 11월에는 2.4% 감소했다. 기아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10월에는 0.5%, 11월에는 0.8% 줄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얻으며 좋은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가 4분기에 미국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현대모비스 실적에도 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는 특수필름을 적용한 차량 유리창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해 주행정보와 내비게이션, 플레이리스트 등 각종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
회사는 올해 들어 새로 개발한 기술들을 선보이고, 특허 등록까지 마치며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이 현대모비스가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사장은 전동화와 전장, 반도체,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톱3'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가운데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배터리 냉각 시스템과 소화약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시장에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HWD)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HWD는 특수필름을 적용한 차량 유리창 전체를 스크린으로 활용해 주행정보와 내비게이션, 플레이리스트 등 각종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현한다. 내년부터 현대차그룹 차량들에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사장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액추에이터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 차량 조향 시스템과 기술적으로 비슷한 액츄에이터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찾기로 했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 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부로 구성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경우 액츄에이터가 전체 제조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최근 회사 주최로 차량용 반도체 포럼을 열고, 현재 5% 이하인 반도체 국산화율을 2030년 1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 사장은 올해 8월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영업이익률은 5~6%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며 “미래 핵심 제품 중심으로 투자와 연구개발 자원을 집중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며 임기가 2028년까지로 연장됐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이 사장이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