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효성그룹의 전력기기 사업이 ‘글로벌 빅4’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확대 투자를 결정을 내린
조현준 효성 회장의 ‘뚝심 경영’이 재조명되고 있다.
8일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에 따른 특이점의 시대가 올 것에 대비해 인공지능 산업을 뒷받침할 전력 송전망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 ▲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전력 송전망 확대를 앞서 간파, 선제적 투자로 전력기기 사업을 글로벌 빅4 자리에 올려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효성> |
그 일환으로 계열사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을 발표했다.
회사는 1억5700만 달러(약 2300억 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50% 가량 늘릴 예정이다.
조 회장은 미국 내 생산공장이 향후 전력기기 사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지난 2020년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인수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그룹 측은 “인수 당시 여러 위험이 있다는 내부 우려에도, 조 회장은 미국 전력시장의 미래 성장성과 멤피스 공장의 넓은 부지 활용성을 고려해 현지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라 판단하고 과감히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은 멤피스 공장 인수 이후 생산역량 확대를 위한 투자를 실시했는데, 최근 발표한 증설을 포함해 누적 투자금은 3억 달러(약 4400억 원)에 육박한다.
증설을 마치면 멤피스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설비를 갖춘다.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생산하는 공장이다.
회사는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쭉 유지했는데 증설을 통해 미국 내 공급망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잇따.
인도에서도 전력기기 생산능력 확충이 진행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인도 푸네에 위치한 초고압차단기 공장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인도 초고압차단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800kV 이상 초고압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시장 점유율은 95%가 넘는다.
효성중공업 인도법인 매출은 2024년에만 전년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회사는 지난 6월 한국 창원공장 내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을 마쳤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시장에서 전력기기 수주 실적을 쌓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등에서 400kV 변압기 시장점유율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국내 전력기기 업계 최초로 독일에서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의 전력기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프랑스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초고압변압기 장기 공급계약 2건을 수주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0월 네덜란드 아른험 지역에 회사의 첫 해외연구 거점으로 연구개발(R&D) 센터를 개소해 친환경 전력기기 개발과 종합 전력망 솔루션 구현 등에 나섰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