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아는 1944년 12월 설립된 경성정공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자전거 부품을 만들었고, 1952년 국내 최초 자전거 삼천리호(사진)를 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용인=비즈니스포스트] “기아는 두발 자전거에서 시작해 삼륜차를 거쳐 지금의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기업입니다.”
5일 경기 용인시 비전스퀘어에서 공개된 기아 창립 80주년 기념 전시 ‘움직이는 유산’에서 만난 도슨트(해설사)는 이같이 말했다.
기아는 이제 외국인도 아는 글로벌 기업이 됐지만, 자전거를 만드는 회사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기아가 어떻게 자전거 제조사에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는지 직접 전시를 둘러봤다.
기아는 1944년 12월 설립된 경성정공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자전거 부품을 만들었고, 1952년 국내 최초 자전거 삼천리호를 출시했다. 그 해 회사 이름도 기아산업으로 바꿨다.
| ▲ 기아가 1971년 내놓은 브랜드 첫 네 바퀴 자동차 브리샤. 기아는 이번 전시를 위해 브리샤를 새로 복원해 전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1962년에는 국내 최초 자동자 제조공장인 시흥 공장에서 삼륜차 ‘기아 마스터’를 내놨다. 이후 1971년 나온 것이 바로 네 바퀴 자동차 브리샤다. 기아는 이번 전시를 위해 브리샤를 새로 복원해 전시했다.
김철호 기아 창업주는 사실 자전거를 만든 후 자동차를, 자동차를 만든 후 비행기를 만들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브리샤가 완성되기 1년 전, 네 바퀴 자동차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1997년 당시 재계 서열 8위였던 기아그룹이 부도가 났고, 기아차는 1999년 현대차에 인수됐다. 하지만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면서 기아는 현대차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 ▲ 전시장 한 쪽 벽면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공장을 돌아볼 때 직접 입었던 작업복과 모자가 걸려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던 이유로는 늘 상품성과 품질이 꼽힌다.
전시장 한 쪽 벽면에는 “이것 전부를 당장 고쳐 다시 가져오시오”라는 문구가 있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품질경영을 내세우며 강조한 것으로 유명한 말이다.
정 명예회장이 공장을 돌아볼 때 직접 입었던 작업복과 모자도 함께 걸려 있었다.
역대 기아 로고와 엠블럼도 눈길을 끌었다. 기아산업 초창기에는 삼각형 모양이던 로고가 점차 KIA로 바뀌어 온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 ▲ 역대 기아의 로고와 엠블럼. <비즈니스포스트> |
기아는 전시장 곳곳에 스포티지, 카니발과 같은 브랜드 대표 모델과 최근 출시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V5까지 차량 17대를 전시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돌면서 기아가 어떤 차량들을 내놨는지, 디자인 철학은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움직임의 유산 전시는 이날 공개돼 2029년까지 운영된다. 외부인도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방문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아가 이번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만을 조명한 것은 아니다. 브랜드 80주년을 기념해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도 최초로 공개했다.
기아 관계자는 “1960년대 장거리 여행의 매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운전의 즐거움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경험, 편안한 휴식 공간 등을 콘셉트카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 ▲ 기아가 브랜드 80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공개한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 <비즈니스포스트> |
비전 메타투리스모는 외관만 봐도 미래지향적 모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콘셉트카에는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한 스피드스터와 드리머, 게이머 등 세 가지 디지털 주행 모드를 탑재했다.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운전자가 별도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차량에 탑재된 스마트 글라스를 이용해 가상의 그래픽을 실제 도로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