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에잇세컨즈의 중국사업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최근 사드리스크 역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
|
▲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
7일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에잇세컨즈의 중국 추가출점 계획과 관련해 “아직 매장 1곳을 내고 천천히 테스트를 거치는 단계”라며 “올해 추가로 출점할 계획은 아직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에잇세컨즈는 이서현 사장이 기획단계부터 공을 들여온 SPA브랜드다. 이 사장은 2012년 3년에 걸쳐 기획한 에잇세컨즈를 내놓으면서 아시아시장에서 3위권에 드는 SPA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하반기에야 중국에 첫번째 매장을 연 데 이어 올해 추가 출점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의류시장에서 글로벌 SPA브랜드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중국 의류시장이 2019년에 2조1421억 위안(약 382조 원)까지 성장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글로벌 의류시장은 2014년 이후 경기침체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PA브랜드는 과잉 경쟁으로 매출이 급격히 줄면서 중국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의류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 점도 이 사장이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로 지목된다. 국내 의류기업들은 국내에서 성장정체를 겪으면서 중국에 연이어 진출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사드 배치 결정으로 정치적 문제가 불거진 점도 에잇세컨즈의 중국사업 확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매장이 하나밖에 없어 사드리스크 등 정치적 문제에 따른 타격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30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에잇세컨즈 플래그십스토어는 현재까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잇세컨즈 플래그십스토어는 11월까지 두달 동안 매출 60억 원, 누적 방문객 33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장 전부터 매장 앞에 중국인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개장 이후 주말까지 3일 동안에만 7억 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브랜드가 워낙 많아 정확한 매출 집계는 어렵다”면서도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안팎에서 평가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에잇세컨즈의 중국진출과 동시에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빅뱅의 지드래곤을 모델로 발탁해 초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에잇세컨즈는 처음부터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만들어졌다. 에잇세컨즈의 이름은 사람 사이에 친밀감을 형성하는 시간이 8초라는 데 착안해 지었지만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가 8이라는 점을 더 염두에 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