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상장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종목들의 주가가 날아오르며 4분기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사라진 상황에서 조명되고 있다.
| ▲ 국내 주식시장에서 스팩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12월 다수의 스팩 종목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기업가치 측정이 불분명한 투자에 유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들어 국내 증시 수익률 상위권에는 미래에셋비전스팩9호, 삼성스팩12호 등 스팩 종목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비전스팩9호와 삼성스팩12호는 12월 들어 2거래일 동안 각각 116.75%와 68.65% 올라 수익률 1위와 2위에 올랐다.
이날 미래에셋비전스팩9호는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보다 29.99%(1천 원) 오르며 가격제한폭 상단인 4335원으로 마감했다.
미래에셋비전스팩9호는 전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새내기 스팩주다. 상장 이틀 연속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날 삼성스팩12호는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보다 29.86%(1175원) 오른 5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 종목들은 상장일 주가가 두세 배 이상 뛰어오르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래에셋비전스팩9호는 전날 상장 직후 공모가 2천 원보다 125% 높은 45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했다. 장중에는 최고 59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삼성스팩12호 주가도 상장일인 11월28일 장중 6420원까지 급등했다. 공모가 2천 원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최근 상장한 스팩주들 역시 상장일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달 24일 상장한 신영스팩11호는 상장일 주가가 5200원까지 뛰었다. 공모가 2천 원의 260% 수준이다.
21일 상장한 비엔케이제3호스팩는 상장일 장중 공모가 2천 원보다 285% 높은 7700원까지 날아오르기도 했다.
스팩주가 ‘상장 첫날 따블은 기본’인 주식이 되면서 상장을 앞둔 스팩주들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이달 5일 상장 예정인 엔에이치스팩32호는 개인청약에서 210.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 ▲ 4분기 대어급 IPO 부재 속 스팩주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
이처럼 공모 시장에서 스팩주 관심도가 증가한 배경으로 ‘기업공개(IPO) 제도 개편’이 꼽힌다.
올해 7월 IPO 제도 개편 이후 △기관투자자 의무 보유 확대 △수요예측 참여 자격 합리화 △주관사 책임 강화 등이 추진된 점이 상장사들의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실제로 올해 3~4분기 공모 시장에서 대어급 IPO 매물이 부재한 상황으로 평가된다.
무신사와 컬리 등 대형사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연내 상장 가능성은 낮다.
때문에 최근 상장한 스팩주들이 강세를 보이자 공모 시장 수요가 스팩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출격을 기다리고 있는 스팩주도 많다.
12월 국내 증시에선 키움히어로제1호스팩, 교보19호기업인수목적, 유진스팩12호, 메리츠제1호스팩, IBKS제25호스팩 등이 공모청약 또는 심사승인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스팩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위해 설립된 명목회사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라 투자자가 적정 주가를 판단하기 어렵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은 일정기간 안에 우회상장 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위험성이 있다”며 “상장 직후 높은 변동성에도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상장일 급등했던 비엔케이제3호스팩(2150원)과 신영스팩11호(2055원)도 상장 당일 크게 올랐으나 2일 종가를 보면 공모가였던 2천 원 근처로 내려왔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