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11-24 17: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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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N의 게임 중심 성장 전략이 올해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우진 NHN 대표이사의 게임사업 반등 전략이 올해 한 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작들의 부진이 이어지며 게임 부문의 성장세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정우진 대표가 지난해 제시한 ‘게임사업 30% 이상 성장’ 목표는 사실상 달성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NHN의 올해 3분기 누적 게임 매출은 3528억 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에 그치며 성장 정체가 이어졌다.
올해를 ‘게임부문의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대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올해 게임사업 성과를 중점 목표로 설정하면서 “올해 그룹 전체 게임 사업 매출의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올해 승부수로 내세웠던 신작들이 잇따라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낸 점이 타격으로 작용했다.
기대작이었던 슈팅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는 글로벌 오픈베타서비스(OBT)부터 이용자 감소가 줄어들어 낮은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4월 말 OBT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으며, 스팀 기준 최근 30일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915명에 그친다.
일본에서 8월 중 먼저 출시된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 역시 초반 관심을 이어가지 못한 채 매출 순위 100위권 밖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게임-i 기준 월간 매출 순위는 900위권대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NHN은 최근 몇 년간 페이·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해왔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게임사업 의존도가 높다. 신사업 대부분은 아직 안정적인 흑자 단계에 들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게임 부문이 그룹 실적을 떠받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NHN 게임 매출 상당 부분이 웹보드에서 발생하는 만큼 사행성 논란에 의한 규제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웹보드 시장은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정 대표 역시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이널 판타지는 매우 강력한 IP이며 오랜 기간 준비한 타이틀로 현 라인업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플레이아트에서 운영 중인 라이브 게임에 필적하는 실적 목표를 내부 KPI(핵심성과지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내년에도 다시 신작을 통해 게임부문 성장과 장르 다변화 승부수를 던진다는 계획이다. 스퀘어에닉스 대표 지식재산(IP) ‘파이널 판타지’ 기반 신작 ‘디시디아 듀얼럼 파이널판타지’와 인기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IP 퍼즐게임 ‘퍼즐스타’가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책 변화도 내년 NHN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웹보드 게임의 월 결제 한도를 기존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NHN은 ‘한게임포커’, ‘한게임 고스톱’ 등 대표 타이틀을 기반으로 국내 웹보드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규제 변화에 따른 수혜가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예고한 뒤 의견 수렴을 받고 있다.
과거 사례도 기대를 뒷받침한다. 2022년 3분기 게임법 개정으로 결제 한도가 70만 원으로 상향됐을 당시 NHN의 게임 부문 매출은 1159억 원으로 전년대비 21.4% 증가했다.
웹보드 매출만 보면 전분기 대비 38% 급증했고, 특히 모바일 웹보드는 64%나 뛰어오르며 규제 완화 효과를 즉각적으로 입증했다. 이후 4분기에도 모바일 웹보드는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4% 성장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정 대표는 "현재 준비 중인 게임 신작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향후 정부 인공지능(AI)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성장 기반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