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현 주 프랑스 대사)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의 좌천인사를 박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모 전 수석은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2013년 8월에 유진룡 당시 문체부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체육계 비리를 보고할 때 함께 있었다”며 “대면보고가 끝난 뒤 박 대통령이 노태강 당시 문체부 국장과 진재수 과장의 이름을 말하면서 ‘나쁜 사람’으로 지목하고 인사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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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철민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현 주프랑스 대사)이 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
모 전 수석은 2013년 3월에서 2014년 6월까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을 맡아 4대 국정과제 가운데 체육계 비리척결과 문화융성정책을 담당했다.
박 대통령은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을 좌천하는 이유로 "체육계를 개혁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고 모 전 수석은 말했다.
모 전 수석은 “대통령이 국장이나 과장의 이름을 말하면서 인사를 지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말을 들었을 때 너무나 놀라서 유 전 장관과 서로 마주봤으며 대면보고 이후 대통령의 뜻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내용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지시 이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의 인사조치에 관련해 전화를 했다고 모 전 수석은 말했다.
그 뒤 모 전 수석은 유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프리카 출장 이후 인사조치를 실시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은 연말 인사시즌이 아니라 유 전 장관이 아프리카 출장에서 돌아온 2013년 5월에 좌천됐다.
모 전 수석은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 등이 작성한 문체부의 승마협회 관련 비리보고서를 놓고 “보고서는 잘 쓰였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2013년 4월 경상북도 상주에서 열린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무르자 청와대의 지시로 문체부에서 승마협회의 비리를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