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도 있고 슈퍼마켓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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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 |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의 ‘유통 이원화’ 전략이 통했다. 지난해 박카스 연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민드링크’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업계에서는 박카스의 슈퍼마켓 판매가 자리를 잡으며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7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박카스 매출을 총 2097억원을 기록하며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동아제약이 박카스를 처음 출시한 1963년 이후 최고 매출이며, 단일 제품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2년 2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뒤 12년만에 이뤄낸 성과다.
박카스는 2002년 매출 1994억원을 기록한 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여 왔다. 특히 경쟁제품인 광동제약 비타500에 드링크 시장 점유율을 일부 내주면서 2009년에는 연매출이 1185억원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2010년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운 광고로 박카스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이 전략으로 박카스의 그해 연매출은 1283억원을 기록하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고민의 순간이 왔다. 2011년 7월 박카스가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됐다. 이제 약국 뿐만 아니라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문제였다. 물론 유통채널의 폭을 넓힐 수 있어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지만, 약사 단체의 반발이나 유통망 차이에 따른 가격 붕괴 등의 위험도 컸다. 특히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로 굳힌 이미지도 무너질 수 있었다.
동아제약은 향후 대응을 놓고 고민했다. 이 고민에 쐐기를 박은 사람은 다름아닌 강신호 회장이었다.
강 회장은 고심 끝에 박카스의 유통 체계를 이원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의 결정에 따라 동아제약은 기존에 약국에만 공급되던 박카스D의 약국 공급은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슈퍼마켓용으로 ‘박카스F’를 내놨다. 박카스F는 2005년 3월 현재의 박카스D로 변경되면서 생산이 중단됐던 품목이다.
이로써 동아제약은 약국용 박카스D와 약국 외 일반유통용 박카스F의 이중 매출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 박카스F는 편의점 판매를 시작한 그해 9월 20%가량의 편의점 시장점유율을 확보했으며 다음해 9월에는 49%까지 올라 비타500이 독주하던 약국 외 시장을 양분했다.
그해 박카스의 연매출은 1501억원으로 1500억원 대를 넘어섰고 지난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강 회장의 ‘세계드링크’ 비전도 박카스의 매출 부활에 한몫했다.
박카스의 해외매출은 2010년 42억원에서 출발해 2011년 87억원, 2012년 20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서만 2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총 해외매출이 305억원으로 전년대비 46.7%나 늘었다.
강 회장은 2010년부터 캄보디아 시장을 박카스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지화 전략을 펼쳐왔다. 박카스는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동아에스티를 통해 캔 형태로 미국과 중국, 캄보디아 등 1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현재 18개국인 수출국을 올해 상반기에는 21개국으로 늘리기로 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8월 동아제약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박카스 발매 50주념 기념식에서 “오늘의 박카스가 있기까지 애써준 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과 국민 여러분의 전폭적인 사랑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박카스가 국민 드링크를 넘어 세계적인 드링크로 그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박카스는 강 회장이 직접 작명한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술의 신에서 이름을 따왔다. 김 회장은 대기업들 단체인 전경련 회장을 두 번이나 지냈다. 그는 경영권은 4남인 강정석 사장에게 물려주었으나, 여전히 R&D부문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단행해 동아쏘시오그룹으로 거듭났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전문의약품·해외사업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박카스 사업을 전담하는 동아제약으로 분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