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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집권 5년'이 정의선에게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 끊는 지배구조 개편의 골든타임

김주은 기자 june90@businesspost.co.kr 2025-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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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집권 5년'이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153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에게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고리 끊는 지배구조 개편의 골든타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 사우디아라비아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HMMME(현대차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를 찾아 신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이재명 정부 5년은 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 중요한 기회이자 고비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1차 상법 개정안과 집중투표제 시행을 의무화한 2차 상법 개정안이 차례로 통과되면서 정부 밸류업 기조는 점점 뚜렷해졌다.

표면적으로는 ‘자본시장 선진화’라는 거스르기 힘든 대세에 따르는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한국 기업문화의 근본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언한 ‘코스피 5000’도 많은 방향성을 암시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문제와 연관된다. 

국내 50대 기업 가운데 순환출자 고리를 끊지 못한 유일한 기업인 현대차그룹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안팎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순환출자 고리 해소의 강력한 유인 부족이 문제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결정적 유인이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 기조만으로는 정의선 회장 지배력에 변동을 줄 것이 분명한 지배구조 개편의 원동력이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추진동력은 바로 ‘연쇄 도산 구조’의 단절이다. 순환출자 고리는 여러 계열사가 지분관계로 엮여있기 때문에 하나의 계열사가 위험에 빠지면 그 회사의 위험이 다른 회사로 전이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연결하고 있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는 모두 상장사인 데다가 재무 건전성이 매우 높은 회사들이기 때문에 재무적 도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한 과거 연쇄 도산으로 그룹 전체가 주저앉았던 대우그룹 등과 달리 현대차의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라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리스크의 전이 경로가 매우 짧고 명확하다. 

연쇄 도산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현재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기존 계열사 전체에 강력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배력 약화의 위험을 무릅쓸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이유가 비교적 부족하다는 뜻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나아가기 위해 ‘금산분리’라는 커다란 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사업 성격상 금산분리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지주사 전환 체제가 오히려 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3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김상조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회사에 금융부분이 없으면 차를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 현대차가 끊지 못한 4개의 순환출자 고리, 계열사 지분 어떻게 정리할까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 ‘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제철’,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에 존재하는 순환출자 고리 4개다. 

이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순환출자 고리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마지막 고리다. 각 고리가 최대주주와 자회사의 관계로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 때 항상 언급되는 기업은, 이 고리에서 벗어나있는 현대글로비스라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을 보면 현대모비스 0.33%, 현대자동차 2.73%, 기아 1.78%, 현대글로비스 20.00%를 갖고 있다. 이를 29일 종가 기준 지분가치로 환산하면 현대모비스 931억 원, 현대차 1조4444억 원, 기아 8177억 원, 현대글로비스 2조5320억 원이다. 

정 회장이 들고 있는 지분 가운데 가장 가치가 높은 지분이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가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에서 벗어나있으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회사로 꼽히는 이유다. 

정 회장이 이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활용해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기업, 그 중에서도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주요 골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돌 때마다 상승세를 탄다. 두 회사가 현대차 승계 작업의 핵심 계열사라는 것이 시장의 흐름을 통해 드러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 추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장에서 정의선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 또한 거론된다. 이 경우 필요한 수조 원대의 자금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 처분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7.29%, 현대차 5.57%, 현대제철 11.81%, 현대엔지니어링 4.68%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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