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SK그룹이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에는 사내기업(CIC)인 SK이노베이션E&S에 이종수 신임 사장의 선임이 발표되고 이용욱 SK온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에 임명됐으나 장 총괄사장과 관련한 인사 이동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SK그룹 사장단 인사를 놓고 SK 대표이사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겸임 중인 장 총괄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이전까지 이목이 쏠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이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까지 맡아 역할을 넓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중 보임한 장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장 총괄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추형욱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 총괄사장은 SK 대표이사 자리도 유지한다. 다만 SK에는 강동수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이 사장으로 신규 선임된다.
SK그룹 관계자는 강 신임 사장의 역할을 놓고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장 대표이사 사장을 보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SK그룹 인사의 결과로 장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더하고 SK에서는 다른 사장인 추가되는 변화를 겪게 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장 총괄사장의 기존 역할을 유지 혹은 강화해 향후 SK이노베이션 경영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인사 방향으로 읽힌다.
장 총괄사장이 SK그룹의 리밸런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온 점, SK이노베이션이 SK그룹의 리벨런싱의 핵심 계열사라는 점 등이 고려된 결정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세계적으로 활황을 띄고 있는 반도체 사업에 힘을 주면서 이를 위한 생산설비 건설, 에너지 확보 등 인프라 구축에 계열사 구조조정의 방향을 잡고 있다.
▲ SK이노베이션은 장용호 총괄사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장 총괄사장은 2024년부터 SK 대표이사를 맡아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다가 올해 5월부터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까지 겸임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맡은 뒤 현재까지 4개월 남짓한 기간에 SK엔무브의 SK이노베이션 완전자회사로 편입,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 등 주요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했다.
장 총괄사장은 SK그룹 내 대표적 재무전문가로 꼽히며 주요 인수합병(M&A) 작업에서 성과를 내 왔다.
SK머티리얼즈 인수 등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 관련 사업에서 SK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은 새로 꾸려진 사장단을 바탕으로 11월 중 ‘CEO 세미나’를 열고 올해 하반기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2026년 경영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금껏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 왔는데 장 총괄사장은 핵심 배터리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SK온의 수익성 향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석유화학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재생에너지 등 사업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장 총괄사장은 지난 6월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초경쟁력을 갖춘 에너지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LNG)·발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솔루션 영역을 아우른 에너지 사업의 글로벌 확장과 전기화 관련 성장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는데 대표이사까지 맡은 만큼 이런 경영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장 인사를 통해 사업체질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 각 사가 당면한 과제들을 조속히 매듭짓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