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대기업 중심으로 쏠리며 공공보증의 본래 취지인 ‘시장 안전망’ 기능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UG의 분양보증 발급액 75조 원 가운데 대기업 보증 비중은 47.0%로 나타났다.
▲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대기업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
연간 분양보증 발급액에서 대기업 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인 2021년 24.9%에서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같은 기간 분양보증 발급액에서 중소기업 보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17.6%에서 6.5%로, 중견기업 보증의 비율은 55.4%에서 46.1%로 감소했다.
정 의원은 최근 2~3년 동안 금리 급등 및 미분양 증가로 중소 시행사들의 신규 분양사업이 위축되면서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HUG가 공공보증의 균형적 역할을 상실하고 안전한 대기업 위주로만 보증을 집중한 점을 비판했다.
분양보증은 주택사업 시행사나 시공사가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부도·파산으로 사업을 중단했을 때 HUG가 대신 분양대금을 환급하거나 사업을 이어받아 주택 완공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국민의 분양대금을 보호하고 주택공급 시장의 불안정을 방지하기 위한 대표적 공공보증 장치로 꼽힌다.
정 의원은 “보증이 대기업에만 집중되는 구조는 건실한 중소 시행사들의 사업 참여를 위축시키고 시장의 균형을 해친다”며 “HUG는 균형 있게 위험을 분산하는 ‘리스크 관리 기관’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