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5-10-15 15:08:13
확대축소
공유하기
▲ 연도별 수출바우처 활용 기업 비율. <박지혜 의원실>
[비즈니스포스트] 코트라(KOTRA)가 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수출바우처’ 제도에 수백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성과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7차년도 수출바우처사업 성과분석’ 자료를 보면 2023년 수출바우처 예산은 452억 4천만 원으로 2020년 대비 71억3천만 원 증액됐으나 같은 기간 수출이 증가한 기업 비율은 53.6%에서 42.5%로 11.1%포인트 하락했다.
수출바우처는 기업에 바우처를 지급해 이를 해외마케팅, 전시, 통번역, 인증, 관세 자문 등 다양한 수출 활동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설계된 정부의 주력 수출진흥 프로그램이다.
최근 미국발 관세 부과 등 대외 통상·관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2025년에는 수출바우처 예산을 1377억2천만 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는 2024년 예산 531억6천만 원의 2배 이상이다.
문제는 사업 성과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사업을 처음 추진할 당시에는 바우처를 발급받은 기업 231곳 가운데 실제 바우처를 활용한 기업이 141곳으로 61.0%에 달했다.
그러나 2022년 41.7%, 2023년 42.5%로 2년 연속 바우처 활용 기업 비율이 50%를 밑돌며 성과 지표가 낮아지고 있다.
더욱이 초기 수출 기업에 성과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며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사업 효과가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전년도 대비 수출액이 1천 달러 미만인 ‘내수기업’은 수출바우처 사업 참여 뒤 수출액이 900만 달러 증가했다. ‘초보기업’(수출액 1천 달러 이상~10만 달러 미만)과 ‘유망기업’(수출액 10만 달러 이상 100만 달러 미만)도 수출액이 각각 400만 달러, 1700만 달러 증가했다.
▲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반면 수출바우처 사업에 참여한 선도기업(수출액 1천만 달러 이상)은 수출액이 오히려 35억1700만 달러 감소했다.
박지혜 의원은 “올해 수출바우처에 역대 최대 규모인 1300여억 원이 투입됐지만 정작 지원기업의 수출 실적은 줄었다”라며 “성과 중심 평가로 사업을 개편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코트라는 이재명 정부의 적극 행정 기조에 발맞춰 전향적인 자세로 사업에 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