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우리나라 양대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내야 할 관세가 4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두 회사가 우리나라 철강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각각 받아 공개한 대미 관세 납부액 현황 자료를 보면 관세가 부과된 3월부터 12월까지 내야 할 금액은 총 2억8100만 달러(약 4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2분기 양사의 영업이익에 맞먹는 액수다.
▲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2024년 10월18일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조달청·관세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의 대미 관세는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 인터내셔널에서 납부한다.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 상사가 제품별로 나눠서 미국 측에 납부하지만 모두 현대제철이 부담한다.
두 회사의 대미 관세 납부액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의원실은 각 회사와 협의해 회사별 관세 납부액은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박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관세율 25%가 적용된 3월~5월에는 1150만 달러, 1220만 달러, 3330만 달러의 관세를 미국에 냈다. 하지만 관세 50%가 적용된 6월에는 납부액이 4260만 달러로 급증했으며 이후 3월부터 8월까지 낸 금액은 총 1억4700만 달러(약 2100억 원)에 달한다.
아울러 박 의원실은 미국 관세 부과와 한미 관세협상 장기화로 우리 철강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바라봤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8월까지 수출량은 173만 톤(21억4천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을 올해 대미 관세 납부에 모조리 써야한다"며 "우리 철강 업계는 미국에게 관세 50% 직격탄을 맞고 이번 EU의 관세 50% 부과 계획 발표까지 더해져 불난 집에 벼락 맞은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정부는 철강업계를 비롯한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한미 관세 협상을 빠르게 타결해야 한다"며 "'밟을테면 밟아보라(김용범 정책실장 발언)'는 식의 반미 버티기 방식으로는 기업 고통만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