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확장현실(XR) 헤드셋 개편 작업을 잠정 중단하고 스마트글래스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애플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애플이 현재 비전프로 개편 관련 인력을 옮겨 스마트글래스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 전면부 모습. <애플> |
애플은 2027년 출시를 목표로 비전프로를 경량화하고 가격을 낮춘 'N100' 모델을 개발하고 있었다.
출시 가격 3499달러(약 493만 원)로 나온 비전프로는 지나치게 비싸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 경영진들도 비전프로 판매가 부진한 것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N100 개발에 인력을 투입했다.
블룸버그가 취재한 소식통은 애플이 지난주부터 해당 프로젝트 관련 인력을 스마트글래스 개발로 이동시키는 개편 계획을 내부적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플은 최소 두 종류의 스마트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첫번째 모델은 'N50'으로 아이폰과 연동되지만 자체 디스플레이는 탑재하지 않은 안경이다. 애플은 해당 모델을 이르면 내년에 공개하고 2027년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N50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다른 버전 개발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모델이 목표로 잡은 경쟁 모델은 얼마 전에 메타가 출시한 '레이밴 디스플레이'다.
블룸버그는 레이밴은 현재 시장에서 강력한 환영을 받고 있으며 메타는 이같은 성공에 힘입어 2028년을 목표로 차세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 내부 소식통은 블룸버그를 통해 애플이 레이밴과 경쟁할 모델의 출시를 당초 2028년으로 잡았으나 개발 속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애플 본사 대변인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번 대대적 우선순위 수정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메타를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먼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글래스의 핵심은 음성 상호작용과 인공지능(AI)인데 두 분야 모두 애플이 다른 빅테크들과 비교해 크게 뒤처져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같은 상황을 발전시키기 위해 내년 3월을 목표로 음성 비서 '시리'를 대대적으로 개편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력 개편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XR 헤드셋 분야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테스트 기록에 애플의 신형 XR 헤드셋 기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해당 모델은 개선된 칩을 탑재한 비전프로로 이르면 올해 말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