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수요사장단회의를 일주일 만에 재개했다.
사장단은 한결 밝고 여유를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으나 주요 현안을 놓고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25일 오전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가 다시 열렸다.
삼성그룹은 한주 전인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면서 회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삼성수요사장단 회의가 하계휴가나 연말 일정 등이 아닌 다른 사유로 취소된 것은 8년 만에 처음이었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25일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 강남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다. |
이 부회장의 영장청구가 기각됐고 23일에는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인 관련 발표가 이뤄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그룹에 최대 악재였던 2가지 현안에서 한고비를 넘기면서 이날 회의에 참석하는 사장단들의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보였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전날 진행된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 발표 이후 반응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또 삼성그룹 정기 임원인사와 관련된 질문에는 “구체적인 건 없다”고만 짧게 대답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 이후 한동안 언론에 노출을 꺼렸으나 이날은 서초사옥 정문을 통해 모습을 보였다.
고 사장은 갤럭시S8 출시시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3월29일은) 아니다.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과 관련된 질문에 “협의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기각이 결정된 뒤 반기업, 반삼성 정서가 확산되는 데 대한 질문에 “기업이 없으면 근로자가 없다”고 말했다.
전영현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강연이 끝난 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건넸고 홍원표 사장은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등은 대부분 한결 밝아진 표정 속에 말을 아꼈다.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날 신상훈 한양대 특임교수로부터 '수평적 사고를 활용한 소통의 기술'을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수요사장단회의는 삼성미래전략실이 주최하는 자리다. 이날 회의가 한 주만에 재개되면서 삼성그룹이 특검수사 여파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4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뒤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 부회장 등 수뇌부에 대한 특검수사로 경영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