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정 대표이사가 이끄는 한국맥널티는 이사회 구성이 후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맥널티> |
[비즈니스포스트] 코스닥 상장회사인 한국맥널티는 창업주
이은정 대표이사가 지분 30.82%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어 공동 창업주인 고한준 이사가 24.48%를 갖고 있다.
고한준 이사는 1990년대 초부터
이은정 대표와 커피 사업을 같이 하다 1997년 함께 한국맥널티를 세운 동업자다.
두 사람의 지분율이 과반(55.30%)을 차지하고 있고, 두 사람 외에는 5% 이상 대주주도 없어 지배력은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두 사람의 갈등이 문제가 된 적은 있다. 고 이사는 2010년대 후반 인사 문제로 이 대표와 갈등을 겪은 끝에 2018년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두 대주주의 갈등으로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고 이사가 2020년 복귀한 후에는 별다른 문제는 없는 상태다. 현재 고 이사는 한국맥널티의 미등기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회사의 실질적 경영권은 단독 대표이사인 이 대표가 쥐고 있다.
◆ 한국맥널티 이사회 구성의 한계
한국맥널티는 이사회 구성에서 약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기타비상무이사 1인 등 4명으로 구성돼 있을 뿐 사외이사는 단 한 명도 선임돼 있지 않다. 자산총액 2조 원 미만의 코스닥 상장회사는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을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
현재 선임돼 있는 기타비상무이사 역시 검사 출신의 변호사가 맡고 있는데, 기업 경영과 관련된 전문성은 약해 보인다.
다만 상법은 코스닥등록법인 중 자산총액 1천억 원 미만인 벤처기업은 사외이사 선임을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맥널티는 2004년 커피업계 최초로 벤처기업으로 지정됐고, 2024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약 813억 원이다.
한국맥널티가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이 법규 위반은 아니다. 다만 2015년 코스닥시장 상장 후 만 10년이 된 만큼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한국맥널티는 이사회 의장을 누가 맡고 있는지 사업보고서상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 소집권이 대표이사에게 있다고 정관에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은정 대표가 의장을 겸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ESG기준원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맥널티는 이사회 산하에 위원회를 하나도 두지 않고 있다. 감사위원회도 없이 비상근감사 1명이 감사업무를 보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이사회 내에서 독립적으로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므로, 감사위원회가 없는 경우 이사회의 통제 기능이 약화되고 대주주의 전횡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밖에도 한국맥널티는 이사의 출석·불출석 여부, 안건에 대한 반대 또는 보류 등 이사회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한국맥널티가 이사회를 선진적인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법인이라는 위상에 걸맞도록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무 또는 지배구조에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이사회 활동에 관한 공시 확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씨저널은 이사회 현황과 사외이사 선임 등 개편 계획에 대해 듣고자 한국맥널티에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 이은정은 누구?
이은정 대표는 1964년생으로,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융합기술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파스퇴르유업을 거쳐 무역업체에서 일하다가 커피숍을 개업한 후 1993년 원두커피를 수입해 파는 개인사업(카페맥널티 커피하우스)을 시작했다. 1995년에는 한국맥널티의 전신인 대보물산을 세워 미국 맥널티가 만든 원두커피를 국내에 유통했다.
1997년에는 한국맥널티로 법인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현재 한국맥널티는 국내 원두커피 유통 분야에서 1위 기업이다.
한국 커피 산업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