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전시회에 박근혜 대통령을 나체로 묘사한 그림이 걸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표 의원이 주최한 국회 전시회에 박 대통령을 나체로 나타낸 그림이 전시된 일을 이유로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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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의 한 회원이 24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시 중이던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을 훼손하고 있다. <뉴시스> |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연대’와 함께 20~31일 동안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시국비판 풍자전시회 ‘곧, 바이!(soon bye)’를 기획했는데 여기 전시됐던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더러운 잠’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그림이다. 박 대통령을 나체로 묘사하고 최순실씨, 박정희 전 대통령, 세월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등을 그림에 담았다.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 그림이 전시된 뒤 “예술인들의 건전한 시국비판은 존중해야 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행위는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과 같다”며 “이 그림은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바른정당)도 SNS에서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 하지만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국회에서 열린 전시회라면 사회적 책임이 뒤따른다”며 “인권, 여성, 예술 등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행위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화가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럽다”며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여성 의원 8명은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이 여성 대통령을 향한 혐오와 성적대상화 방식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여성정치인을 놓고 비하와 혐오를 담은 작품의 전시를 철회하고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이날 의원회관에 난입해 ‘더러운 잠’을 훼손하기도 했다.
표 의원은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뒤 “‘더러운 잠’의 내용을 사전에는 몰랐으며 나중에 본 뒤 예술의 자유에 속한다고 생각했다”며 “나는 물론이고 대통령 등 공적인물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구영 작가도 ‘더러운 잠’이 훼손된 직후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그림의 핵심은 금기를 향한 도전이고 권력자의 추한 민낯을 드러내는 누드작품이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얼굴로 그것을 표현한 것이며 여성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작가 등 전시회에 참여한 예술가들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든 그림을 철거하고 서울 충정로역 9번 출구에 있는 ‘벙커1’에서 전시를 이어가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