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가격표시기(ESL- Electronic Shelf Label) 전문기업 라인어스가 유럽에서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김현학 대표는 세계 최초로 이미지 전달 전자가격표시기기 기술을 개발해 라인어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 라인어스, 대규모 해외수출 계약 성사

라인어스는 최근 유럽의 한 유통기업과 전자가격표시기 제품의 대형수주 계약을 맺었다고 24일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4년간 수천억 원 수준으로 전자가격표시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것으로 업계에 알려졌다.

라인어스는 독자기술로 전자가격표시기 제품을 개발해 판매한다.

전자가격표시기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제품가격 등을 종이 대신 전자기기로 표기해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제품의 상세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무선으로 제품정보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가격태그보다 편리하고 오류도 적다.

전자가격표시기의 유용성과 편리함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전자가격표시기시장는 점차 커지고 있다. 2016년 기준 6천억 원 정도의 규모로 추정되는데 2020년까지 약 1조 4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라인어스는 2014년 회사설립 후 꾸준히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조금씩 성과를 냈는데 이번에 대규모 계약에 성공하면서 성장가도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어스 관계자는 “이번 수출 계약규모가 매우 커서 향후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커나가는데 발판이 될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계약규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라인어스는 유통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시관, 서점 등에도 전자가격표시기를 도입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화장품회사와 협력해 전자가격표시기를 통해 화장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현학, 세계 최초 이미지 전달 전자가격표시기 개발

김현학 라인어스 대표는 삼성전기 출신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다.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원을 지냈고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전기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삼성전기에서 휴대폰 내장형 안테나와 전자가격표시기 제품 개발사업을 총괄했다.

삼성전기는 2013년까지 전자가격표시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강화했는데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전자가격표시기사업을 축소하려고 하자 김 대표는 과감하게 창업을 결심했다.

2014년 삼성전기 전자가격표시기사업부의 핵심인력 6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 전자가격표시기 전문기업인 라인어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전자가격표시기사업의 시장잠재력에 확신이 있어 독립을 결심했다”며 “기술력을 놓고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이미지 전달 전자가격표시기기 ‘인포탭’을 개발해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문자와 숫자만 표시하는 기존 전자가격표시기기와 달리 이미지 전송을 통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라인어스의 기술력은 국내 대기업에도 인정을 받았다. 라인어스는 SK텔레콤의 벤처기업 육성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에 선정돼 1년 동안 지원을 받았고 인포탭은 SK텔레콤의 제품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이탈리아 유기농식품매장 ‘보테카’와 전자가격표시기 설치계약을 맺고 이탈리아 전역 매장에 인포탭을 설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농협 하나로마트 강릉지점과 고덕지점에 인포탭을 각각 5500개, 5천 개씩 설치했다.

라인어스 관계자는 “인포탭을 하나로마트 전국매장으로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농협 외에 다른 유통매장에도 인포탭의 설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