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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어서 '프리미엄' 가려면, 자본시장연구원 "배당 높여 할인율 개선해야"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5-09-24 16: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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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어서 '프리미엄' 가려면, 자본시장연구원 "배당 높여 할인율 개선해야" 
▲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이 24일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높이려면, 무엇보다 성숙 기업을 중심으로 잉여자본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된 자본시장연구원(자본연) 제 4차 이슈 브리핑에서 김민기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잉여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강조했다. 

새 정부 들어 주식시장이 크게 올랐다고는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는 여전히 해묵은 과제다.

다만 그 원인에 대한 기존 분석은 주로 기업의 낮은 미래이익 전망치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김 연구위원의 이날 발표는 이와는 다른 시각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식시장 할인율로 설명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할인율이란 미래의 어떤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예컨대 1만 원을 지금 즉시 수령하는 옵션과 1년 뒤에 수령하는 옵션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치자. 대부분 전자를 택한다. 같은 1만 원이어도 미래의 1만 원은 현재의 1만 원보다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현재의 1만 원과 1년 뒤의 1만1천 원에 대해 동일한 가치를 느낀다고 가정하면 그는 미래의 1만 원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1천 원의 할인, 즉 10% 수준의 할인율을 상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할인율이란 어떤 개인이 미래 시점에 기대하는 추가적인 가치로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이같은 원리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A 국가의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향후 10%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경우 현재 가치로 A 국가는 10%의 할인율을 적용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해당 주식시장의 실제 수익률이 이에 못미치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자본조달 관점에서도, 회사채를 발행할 때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높은 1인당 GDP와 성숙한 국가체제 등 할인율이 낮을 만한 요건들을 다수 갖추고 있음에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할인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2006~2024년 한국 주식시장(코스피 기준)의 평균 할인율은 11.5%로 G7(8.8%), 선진국(8.9%), 신흥국(10.9%), OECD(9.3%)를 모두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 증시는 투자자들의 이런 높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의 연평균 총주주 수익률은 약 7.3%로 선진국(8.4%), 신흥국(13.6%)보다 낮았던 것이다. 높은 기대치에 비해 실제 수익률은 하위권이므로, 글로벌 자금의 주목을 받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현장] 코리아 디스카운트 넘어서 '프리미엄' 가려면, 자본시장연구원 "배당 높여 할인율 개선해야" 
▲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24일 세미나에서 축사를 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 위원은 한국자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근본적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았다. 저조한 자본 효율성과 낮은 배당성향이다. 달리 말해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을 높이거나 배당성향을 강화하는 경우 우리나라 증시의 할인율은 낮아지는 것이다.

그는 특히 배당성향 강화를 통한 할인율 축소에 주목했다.

실증연구에 따르면 합산 배당성향이 높으면 할인율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이나 증시가 일정 수준의 성장 단계를 달성한 이후에는 합리적이고 적절한 주주환원이 안정적인 미래현금흐름 창출에 대한 신호로 작용해 투자자의 요구수익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자본을 활용해 달성한 이익률이 조달 비용에 미치지 못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주주환원을 통해 자본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혁신을 통한 이윤창출 능력도 제고해야 할인율이 낮아진다. 연구개발 지출이 높아질수록 할인율도 역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하면 기업들은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에 적극 활용하거나 연구개발에 투자함으로써 할인율을 낮춰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기업들이 벌어들인 이익을 둘 중 어느 곳에도 사용하지 않고 사내에 쌓아두는 등 비효율적으로 활용한 결과가 현재 국내증시의 높은 할인율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연구개발보다는 배당이 할인율 감소에 더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다만 초기 기업의 경우에는 연구개발 투자가 할인율을 더 낮추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쪽이 되었든 양자 모두 잉여자본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할인율을 높이자는 취지인 것"이라 말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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