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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총회 연설 "기후변화는 사기극", 미국 외교 고립 도화선 되나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9-24 13: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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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엔총회 연설 "기후변화는 사기극", 미국 외교 고립 도화선 되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 공식 연설에서 기후변화가 거짓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다른 국가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반발하고 있어 미국이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역사상 가장 큰 사기극"이라며 "유엔과 다른 단체들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이와 같은 예측을 내놓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틀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후변화가 실존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펼쳐왔는데 이를 국제 외교 무대에서 공개적, 본격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구온난화를 향한 과학적 합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튼튼한 국경 단속과 전통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기조연설을 56분 동안이나 진행했는데, 유엔총회에서 정해놓은 각국 정상별 발언 시간인 15분보다 훨씬 길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설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긴 시간을 자신의 정책 성과를 홍보하고 이전 정권을 비판하며 기후변화가 실존하지 않는다는 음모론을 설파하는 등 횡설수설하는 데 낭비했다"고 평가했다.

BBC와 CNN 등 주요 외신들은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보도를 내놨다.

BBC는 "대다수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인간에 의해 발생하며 실존하는 위협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지구온난화는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이 한 연설에서도 무엇이 정확히 사기이고 거짓말인지조차 설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사람들에 유해하면서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효과가 없고 비싸기만 할 뿐"이라며 "우리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만큼 강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과격하고 근거없는 발언이 여러 국가 고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반발을 받았다고 전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기후변화는 사기극"이라는 발언이 나오는 것과 함께 유엔 총회장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테레사 리베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미국이 기후대응에 관한 담화는 불참한다면 그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며 "한때 자유, 권기, 발전, 협력, 기술 혁신의 중심지였던 나라가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그렇게 고립돼 국제 무대에서 잊혀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사디크 칸 영국 런던 시장실도 BBC를 통해 "우리는 그의 끔찍한 발언에 답변이라는 존중을 되돌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유엔총회 연설 "기후변화는 사기극", 미국 외교 고립 도화선 되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백악관에 복귀해 남쪽정원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레이첼 클리터스 참여과학자연대(UCS) 소속 기후학자도 AFP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기후과학과 친환경 에너지의 엄청난 이점과 관련해 거짓말과 허위 정보를 계속 퍼뜨리고 있고 이는 미국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유럽연합의 에너지 전환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유럽연합의 에너지 정책이 비용 문제로 국민의 지지를  잃고 좌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제니퍼 모건 전 독일 기후변화 특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친환경 에너지를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수단으로 여긴다"며 "더 강한 유럽을 건설하려면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탈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그가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이행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지구온난화를 온실가스 대응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측에 이와 관련해 논평을 요청했으나 명확한 답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통해 안전하고 번영하며 평화로운 미국과 세계를 위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며 "그의 리더십 아래 우리나라는 다시 강해졌고 세계는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유엔 기관 가입과 탈퇴는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

이에 폴리티코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과 합작해 유엔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결정한다면 향후 다른 정권이 들어섰을 때 재가입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돼도 미국이 국제 기후대응 체제에 복귀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인 산업국들에 스스로 압력을 가하고 사회 전체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라고 요구하는 세계화 개념은 완전히, 전면적으로 거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설을 끝낸 뒤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연설이 호평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유엔 체제 내에 잔류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이기로 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조연설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따로 회동을 가졌다.

구테흐스 총장은 BBC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엔을 100% 지지하지만 때로는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그와 긍정적인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생각하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평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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