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11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카자 칼라스 유럽연합 외무고위대표(오른쪽)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유럽연합과 화석연료 수출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는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벨기에 브뤼셀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가 인류에 주는 위험을 알기 어렵다"며 "더 따뜻하고 습한 세상은 농작물 재배에 유리하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날 라이트 장관은 댄 요르겐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에너지 담당 위원과 유럽연합에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을 협의하기 위해 브뤼셀을 방문했다.
라이트 장관은 "화석연료에서 얻는 안정적 에너지의 이점은 어떠한 위험도 상쇄한다"며 "천연가스 생산 증가는 미국 탈탄소화의 가장 큰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라이트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미국 정부가 유럽연합, 유엔(UN) 및 관련 학계와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대다수 국가와 전문가들은 천연가스를 친환경 연료가 아닌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화석연료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온실가스 가운데 메탄만을 배출해 이산화탄소와 메탄 모두를 배출하는 석탄과 비교하면 친환경적 연료로 분류된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온실 효과를 유발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년 단기 온실효과가 80배나 큰 기체다.
그러나 라이트 장관은 유럽에 미국의 천연가스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의도적으로 이와 상반되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라이트 장관은 "석유화학 제품이 의복이나 난방에 사용되면서 기상 현상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며 "약간의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고 있지만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