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오른쪽)가 2023년 11월10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제22회 한국 SCM(공급망 관리) 산업대상' 시상식에서 한현수 한국SCM학회 회장으로부터 로지스틱스 부문 대상을 받고 있다. <쿠팡이츠> |
[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쿠팡이츠는 시범 운영 중이던 퀵커머스 서비스 ‘이츠마트’를 8월 말로 종료했다. 그 대신 2025년 1분기에 도입한 ‘쇼핑’을 중심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 개편해 8월26일부터 서울 전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퀵커머스는 배달앱 업체가 고객의 주문 후 한 시간 내에 직접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이츠마트는 정육, 과일, 채소, 라면 등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도심물류센터로부터 즉시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쿠팡이츠가 2021년 도입해 서울 송파구에서 시범운영해 왔다.
‘쇼핑’은 음식이나 생필품 외에도 꽃, 화장품, 의류 등 개인사업자가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을 쿠팡이츠 배달기사가 한 시간 내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개인사업자가 입점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취급하는 오픈마켓 방식으로 운영된다. 소비자가 주문하면 라이더가 매장에서 즉시 픽업해 배달하는 구조다.
이는 회사가 직매입한 상품을 배달하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와 차이가 있다. B마트는 기업으로부터 상품을 구매해 도심물류센터에 재고를 쌓아둔 뒤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하는 방식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 편의점주 등 일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주들이 쿠팡이츠에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쇼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의 이 같은 시도는 2022년 1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이사가 주도하고 있다.
김명규 대표는 삼성카드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쿠팡에 합류했다. 쿠팡에서는 물류정책실 실장으로 일하며 중장기 전략·기획, 지역투자 등을 책임졌다.
쿠팡이츠에서는 ‘무료배달’을 도입해 배달의민족 및 요기요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며 회사를 배달앱 시장에서 업계 2위로 올려놓은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확대하는 이유
업계에서는 ‘무료배달’을 도입하며 음식 배달앱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사업에서도 배달의민족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쿠팡이츠는 기업이 아닌 개인사업자와 직접 연결하는 매장 직배송 방식으로 차별점을 두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의 발전 전망이 긍정적인 것도 쿠팡이츠가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글로벌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이 2025년 4조4천억 원에서 2030년 5조9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음식배달 시장은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가 엔데믹에 접어든 2023년 이후 정체기에 들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2024년 이후 ‘무료배달’ 경쟁에 따라 배민과 쿠팡이츠의 매출액은 늘었지만, 전체적인 파이 자체가 커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츠는 퀵커머스 사업을 수익모델 다양화를 위한 중요한 방편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쿠팡이츠의 퀵커머스 사업 확대에는 배달기사(라이더) 확보라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배달앱 비즈니스가 라이더를 확보하는 쪽이 이기는 ‘제로섬 게임’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라이더는 배달 사업의 핵심 요소다.
퀵커머스 사업은 라이더들에게 더 나은 경제적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음식배달의 경우 점심·저녁 피크타임에 주문이 몰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퀵커머스는 라이더들의 유휴시간에 배달수요를 창출해 수익이 끊기지 않는 안정적인 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과거 쿠팡이 적극적인 투자로 로켓배송을 정착시키며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온 것처럼, 쿠팡이츠도 음식배달과 퀵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