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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에 구애한 네이버, 쇼핑 '단골력' 높일 인기 브랜드와 손잡고 쿠팡 쫓는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5-09-09 14: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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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에 구애한 네이버, 쇼핑 '단골력' 높일 인기 브랜드와 손잡고 쿠팡 쫓는다
▲ 네이버가 유명 브랜드와 제휴를 확대해 커머스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왼쪽부터)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 김슬아 컬리 대표이사, 정경화 네이버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프로덕트 리더가 9일 서울 종로 네이버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커머스 밋업’ 행사에 참석한 모습. <네이버>
[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커머스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명 브랜드와 손잡는다.

유료멤버십 혜택에 인기 브랜드를 추가해 고객을 자연스럽게 네이버 쇼핑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인데 네이버는 이를 ‘단골력 강화’라고 부른다.

쿠팡과 비교해 저조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른바 ‘동맹전선 구축’을 전면에 내세운 셈인데 이 전략이 네이버 커머스사업의 갈증을 풀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부문장은 9일 서울 종로 네이버스퀘어에서 열린 ‘네이버커머스 밋업’ 행사에서 “네이버 쇼핑은 얼라이언스(동맹)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며 “얼라이언스 모델을 단골 모델이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이런 단골력을 더 강화해 네이버 안팎에서 보다 많은 단골들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네이버 사업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고객의 유입을 끌어내기 위해 협업할 새 브랜드로 선택한 것은 ‘컬리’다.

컬리는 2015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마켓컬리’로 사업을 시작해 2022년 화장품 전문관인 ‘뷰티컬리’까지 영역을 넓힌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주된 고객층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중후반의 여성들인데 이들은 컬리의 상품 큐레이션 역량이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한다며 큰 점수를 주고 있다.

네이버가 4월 컬리와 전방위적으로 협업하겠다고 밝힌 뒤 4달여 만에 구체적 결과물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컬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문장은 실제로 쇼핑의 주된 고객층을 이미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컬리와 협업하기 위해 네이버가 여러 차례 구애했다고 한다.

이 부문장은 네이버가 컬리를 선택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네이버가 컬리를 선택했다기보다는 네이버가 사실 (컬리에) 러브콜을 많이 보냈다”며 “계란을 얼마나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느냐를 놓고 우리나라에 이를 할 수 있는 회사가 몇 개 있을까, 그리고 성장 가능성까지 봤을 때 컬리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에는 네이버 경영진의 이견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이 부문장이 네이버와 컬리의 협업을 놓고 “이 제휴를 상당히 오랜 기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을 정도로 네이버는 컬리를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네이버가 컬리와 손잡고 만든 전문관의 이름은 바로 ‘컬리N마트’다.

네이버가 컬리N마트에 공을 들였다는 것은 바로 3월 공식 출범한 별도의 쇼핑 앱(애플리케이션) 네이버플러스스토어의 메인 화면에 컬리N마트를 배치했다는 데서 드러난다.

네이버 쇼핑에 컬리와 같은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기업은 차고 넘친다. 대표적으로 2021년 지분까지 교환하면서 협업 의지를 다졌던 신세계그룹은 SSG닷컴과 이마트몰, 이마트에브리데이,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등을 네이버 쇼핑에 입점시켜 놓은 상태다.

이밖에도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의 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편의점 GS25도 네이버 쇼핑에서 상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컬리N마트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장보기의 최우선 협력 대상이 컬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실제로 네이버플러스스토어 곳곳에는 컬리N마트가 우선 노출되고 있다.

네이버는 컬리N마트의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혜택도 멤버십에 추가했다. 유료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멤버십 고객이라면 누구든지 컬리N마트 상품을 2만 원 이상만 사도 무료배송을 해주기로 한 것이다.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소량만 구매해도 배송을 공짜로 해주겠다는 전략으로 고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데 네이버 역시 컬리와 손잡고 이 전선에 뛰어들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컬리와 협업은 네이버가 지난해부터 방점을 찍고 있는 ‘빅브랜드’ 협업을 가시화한 두 번째 사례로 평가받는다.

네이버는 2024년 11월 네이버플러스멤버십 혜택으로 넷플릭스 콘텐츠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넷플릭스의 ‘광고형스탠다드 요금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는 실제로 이 제휴를 통해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제휴한 뒤 신규 가입자의 증가율은 1.5배, 가입자의 쇼핑 거래액은 30% 증가했다.
 
컬리에 구애한 네이버, 쇼핑 '단골력' 높일 인기 브랜드와 손잡고 쿠팡 쫓는다
▲ 네이버는 컬리와 협업한 ‘컬리N마트’로 쇼핑사업에서 추구하고 있는 ‘단골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컬리N마트가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서 구현되고 있는 모습. <네이버>

네이버가 5월 증권사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애널리스트데이’를 열고 쇼핑 혜택과 외부 전략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제휴 브랜드를 늘리겠다는 점을 밝힌 것은 이런 가시적인 긍정적 지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3분기에는 글로벌 차량공유 플랫폼인 우버와 손잡고 ‘우버택시’의 멤버십 서비스인 ‘우버원’을 네이버플러스멤버십 혜택에 추가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일정한 사용자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를 여럿 발굴해 네이버 쇼핑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네이버는 게임과 헬스앤뷰티, 공연 등 추가 제휴 브랜드에 대한 힌트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유명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나 CJ올리브영 등과의 협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가 브랜드 제휴의 폭을 넓힌다면 그동안 쿠팡보다 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약점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성장률 5.2%를 보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쿠팡의 매출 성장률인 29%의 5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쿠팡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1% 확대할 때 네이버는 점유율을 0.2%도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의미와 비슷하다.

넷플릭스와 제휴한 뒤에도 쿠팡보다 성장률이 뒤처지는 것을 뒤집지 못하고 있지만 컬리와 우버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와의 제휴에 속도가 붙는다면 이런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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