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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뷰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실적 확 가른 3가지, '면세' '중국' '브랜드'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9-08 12: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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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거시 뷰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실적 확 가른 3가지, '면세' '중국' '브랜드'
▲ 아모레퍼시픽이 ‘1세대 레거시’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회복해나가고 있다. 사진은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화장품시장의 양대 기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와중에 사뭇 다른 성적표를 써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사업부에서 20년 만에 적자를 내며 부진에 빠졌지만, 아모레퍼시픽은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되며 안정적인 반등세를 만들어내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국내와 중국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레거시 브랜드’이지만, 회복의 속도와 방향은 확연히 갈린다는 시선이 나온다. 체질 개선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아모레퍼시픽과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한 LG생활건강의 대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빠른 전략 전환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긴 부진에서 벗어나 이제는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0억 원, 영업이익 737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무려 1673.4% 늘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049억 원, 영업이익 54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65.4%나 감소했다. 주력인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의 빠른 성장 전략 전환이 실적의 차이를 만들었다”며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전략이 대안과 방향이 명확한 것과 달리 LG생활건강은 뚜렷한 대안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업의 성적을 가른 첫 번째 요인으로는 면세 채널 구조조정이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면세점 매장을 과감히 줄이며 빠르게 방향을 틀었다. 동시에 북미 시장에서 아마존과 세포라 등 글로벌 유통망에 진출하며 새로운 판로를 확보했다.

해당 전략의 효과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약 3800억 원으로 2019년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었으나 해외 온라인과 유통채널 성장을 통해 선제적 위기관리에 성공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면세 매출은 약 6천억 원으로 같은 기간 3분의 1 이상을 유지했다.

두 번째 요인은 ‘중국 의존도’다. 아모레퍼시픽은 2019년 전체 매출의 54%에 달했던 중국 비중을 지난해 23%까지 빠르게 낮췄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브랜드와 판매 채널을 과감히 줄였다. 대신 일본, 북미, 유럽 등지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과거 중화권 시장 의존도가 높았으나 현재는 다양한 국가로 진출해 글로벌 고객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시장인 만큼 수익성 개선과 브랜드의 매력도 강화, 전략적 채널 운영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약 6900억 원으로 여전히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다. 2021년 68%와 비교하면 비중이 약간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더후’에 지나치게 집중된 브랜드 포트폴리오 탓에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면세와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지키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중국 의존도 차이는 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거시 뷰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실적 확 가른 3가지, '면세' '중국' '브랜드'
▲ 아모레퍼시픽이 에스트라, 코스알엑스 등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며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사진은 코스알엑스 제품. <코스알엑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 공장의 고정비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플랫폼 마케팅비 부담은 오히려 완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플랫폼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광고·프로모션 비용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LG생활건강은 중국 내 플랫폼이 다변화되면서 현지 마케팅 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들어간 비용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브랜드 라인업’의 차이도 두 기업의 실적을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오롯이 럭셔리 브랜드 ‘더후’에 쏠려 있다. 지난해 기준 더후 매출 비중은 52%에 이른데다 럭셔리 카테고리 비중도 73%에 육박한다. 사실상 단일 브랜드 성과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이밖에 ‘CNP’,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다른 브랜드의 합산 매출 비중은 15%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2023년 인수한 브랜드 ‘힌스’가 일본에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나 연매출 규모는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기준 매출 비중은 설화수 24%, 라네즈 21%, 코스알엑스 10%, 이니스프리 6% 등 주요 브랜드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정 시장과 특정 브랜드에 대한 리스크가 분산되는 구조다.

이니스프리·에뛰드 등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멤버십과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했고, ‘에스트라’와 ‘코스알엑스’ 같은 더마·신성장 브랜드에 집중한 결과가 반영됐다. 브랜드 다각화 전략이 체질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리밸런싱 가속화를 목표로 현재 다양한 국가로 진출해 글로벌 고객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한국, 북미, 유럽, 인도·중동, 중국, 일본·APAC 등 5대 시장을 중심으로 협업 체계를 강화해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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