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경호 경동홀딩스 명예회장(왼쪽)이 2006년 8월26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2006년도 2학기 장학금 전달식에서 장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동암장학회는 손도익 경동그룹 창업주가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동암장학회> |
[비즈니스포스트] 경동그룹의 세 계열 중의 하나인 손경호 경동홀딩스 명예회장의 경동도시가스 계열에서 경동인베스트는 핵심 계열사인 경동도시가스 지분 37.04%, 석탄 사업을 하는 경동 지분 98.55%를 들고 있는 지주회사다.
경동인베스트의 최대주주는 45.17%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경동홀딩스다. 이어 손 명예회장이 5.69%를 갖고 있다.
경동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손 명예회장의 아들인 손원락 경동인베스트 부회장으로 37.03%를 갖고 있다. 경동홀딩스 지분 88.3%를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이 나눠갖고 있다.
이는 지주회사 위에 오너 일가의 회사가 또 하나 존재하는 전형적인 ‘옥상옥’ 구조다.
손 명예회장은 기존에 경동홀딩스가 경동도시가스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도, 경동도시가스를 인적분할해 지주회사인 경동인베스트를 만들었다.
◆ 경동인베스트 설립 과정
손경호 명예회장은 2015년 3월 경동도시가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2017년 3월에는 경동홀딩스 대표 자리도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본인의 경동홀딩스 지분 21.13%를 0.04%만 남기고 자녀들에게 전량 증여했다. 이 중 장남인 손원락 부회장이 16.39%를 받았고, 세 딸인 손소연씨, 손주연씨, 손은희씨와 맏사위인
송재호 경동홀딩스 및 경동도시가스 대표이사 회장도 지분을 나눠가졌다.
이에 따라 손 부회장은 경동홀딩스 지분 32.00%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자리잡게 됐다. 이후에도 손 부회장은 경동홀딩스 지분을 늘렸고 2025년 6월 말 현재 37.03%를 들고 있다.
이후 손 명예회장은 지주회사 설립에 착수했다. 2017년 4월 경동도시가스의 도시가스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경동도시가스를 설립하고 존속회사는 지주사업을 하는 경동인베스트로 변경했다.
◆ 왜 굳이 옥상옥 구조 만들었을까?
손경호 명예회장은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 계열 지배구조 정비, 경영권 승계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의 경영 이선 후퇴와 지주회사 설립 과정에서 아들 손원락 부회장의 지분 승계, 전문경영인인
송재호 경동홀딩스·경동도시가스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이뤘고, 계열사들을 경동인베스트 아래로 정리하는 작업 또한 완수했다.
특히 이 과정을 통해 손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전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는 결과를 낳았다.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 직후 경동인베스트가 보유한 경동도시가스 지분은 기존 자사주 비율인 4.73%에 그쳤다. 손 부회장의 경동인베스트·경동도시가스 지분율도 각 1.32%에 불과했다.
2017년 8월 경동인베스트는 경동도시가스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해, 연말에는 경동도시가스 지분율을 35.04%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지주회사가 상장자회사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경동홀딩스는 경동인베스트에 대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분할 직후 32.19%였던 지분율을 연말에는 45.17%로 높였다.
이에 따라 2017년 말 경동도시가스 계열의 지배구조는 경동홀딩스가 32.19%의 지분율로 경동도시가스를 지배하던 ‘경동홀딩스→경동도시가스’ 구조에서, 경동홀딩스가 45.17%의 지분율로 경동인베스트를, 경동인베스트가 35.04%의 지분율로 경동도시가스를 지배하는 ‘경동홀딩스→경동인베스트→경동도시가스’ 체제로 변경됐다.
아울러 인적분할 과정에서 경동도시가스 외에 다른 계열사들도 지주회사인 경동인베스트 아래로 편입됐다. 현재 경동인베스트는 경동(98.55%), 경동이앤에스(100%), 케이디파워텍(100%), 경동탱크터미널(100%)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손 부회장은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계열사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현재 손 부회장으로의 지분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