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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올해도 돌아온 '기후수능', 성적보다 미래세대 생존 위한 교육 담았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9-01 14: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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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올해도 돌아온 '기후수능', 성적보다 미래세대 생존 위한 교육 담았다
▲ 환경재단이 8월30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주최한 '제2회 기후수학능력시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본 시험을 앞두고 OMR 카드에 인적사항을 기록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넓은 강당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치된 책상에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 있는 가운데 낭랑한 안내 목소리와 신호음을 시작으로 일제히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들렸다.

매년 연말에 열리는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대학교 입학에 필요한 성적이 아닌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묻는 '기후수능' 현장의 모습이었다.

환경재단은 지난달 30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제2회 기후수학능력검정시험'을 교육부와 환경부 지원을 받아 어린이환경센터와 함께 개최했다.

기후수능은 현행 교육과정에서 빠져 있는 기후, 환경 등을 청소년들에 가르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현재 환경 과목은 정규 교과로 개설돼 있으나 선택 과목에 불과해 선택률이 매우 낮다. 전국 중학교 환경 과목 개설률은 7.9%, 고등학교는 31.7%에 불과하다.

국내 환경교사모임에 따르면 비정기적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탓에 환경 교사들은 다른 교사들과 달리 며칠 간격으로 여러 학교를 옮겨다니며 학생을 가르쳐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

무엇보다 전국에 있는 환경 교사는 단 28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환경 교사들은 광역지방자치단체 경계를 넘어다니며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이번 제2회 기후수능은 서울의 유일한 환경 교사인 신경준 숭문중학교 교사가 출제를 맡았다.
 
[현장] 올해도 돌아온 '기후수능', 성적보다 미래세대 생존 위한 교육 담았다
▲ 신경준 환경 교사가 8월30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환경재단이 주최한 '제2회 기후수학능력시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 교사는 이날 기후수능 실시에 앞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도 국내 환경교육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더 많은 학생들에 기후와 환경을 배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문제 출제에도 깊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시험 응시자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100명이 참여했다. 교육부 정규 교과 과정에서 환경 교육 대상으로 하고 있는 학년대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필수 시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이번 기후수능을 향한 관심이 드높았다"며 "응시자 숫자가 제한돼 있어 안타깝게도 여건상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해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시험 문제 난이도는 상당히 높았다.

현장에서 제공된 시험지를 확인한 결과 단순히 기후와 환경 문제뿐 아니라 생물다양성, 질병, 정의로운 전환 등 기후대응과 연관된 여러 사회 문제를 다뤘다.

당일 발표된 채점 결과에 따르면 이번 시험 평균 점수는 69.8점으로 제1회 시험보다 6.8점 높아졌다.

시험이 끝난 뒤에는 학생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서로 맞춘 답을 확인해보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생은 "친구가 맞춘 답을 틀려서 아쉽다"며 "다음에 시험을 또 보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경재단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답을 맞춘 문항은 10번으로 정답률 96.34%를 기록했다. 오답률이 가장 높았던 문항은 30번으로 20.73%였다.

이날 행사를 공동 주최한 최기영 어린이환경센터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도 최근 폭우가 내리고 폭염으로 피해자가 여럿 나오는 등 기후위기를 정면으로 겪고 있다"며 "이번 시험은 단순히 정답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가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는 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후수능은 9월1일부터 국가환경교육 통합플랫폼 기후수학능력시험 웹페이지를 통해 문제를 직접 풀어볼 수 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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