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긴 부진을 겪은 저축은행이 올해 들어 실적 반등 흐름을 굳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9개 저축은행의 합산 순이익이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흑자를 기록하면서다.
2분기 저축은행은 순이익 2570억 원을 냈다. 1분기 440억 원보다 2130억 원 확대됐다.
저축은행이 2개 분기 이상 연속 흑자를 낸 건 2022년 뒤 처음이다.
2023년 1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는 줄곧 적자를 냈다. 2024년 3분기 반짝 흑자를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대손충당금적립액이 늘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성적표에서 더욱 주목되는 지표는 연체율이다.
2분기 말 저축은행 연체율은 7.53%다. 1분기 말 9.00%와 비교해 1.47%포인트 내렸다. 10년 만 최고 수준까지 올랐던 연체율을 한 분기 사이 크게 낮춘 셈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펀드 매각과 적극적 상각·매각 작업의 효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1순위 과제로 ‘건전성 개선’을 꼽았던 오 회장에게는 특히 의미 있는 성과로 여겨진다.
앞서 3월 오 회장은 ‘2024년 실적 설명회’에서 “부동산 PF와 브릿지론 관련된 연체율 개선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더 이상 (저축은행업계가) 어려워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부실 부동산 PF 정리는 저축은행들의 자산 구조와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가 쉽지 않았던 과제다.
그럼에도 오 회장이 업계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성과를 가시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회장은 올해 3월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서 찬성률 96.2%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3년 동안 저축은행들과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축은행 경영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오 회장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먼저 저축은행 자산의 부실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되는 점이 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8월 보고서에서 “부동산 PF는 위험노출액(익스포져) 축소로 양적 부담은 많이 감소했다”면서도 “양적 축소가 수도권 주거시설 위주로 이뤄져 잔여 브릿지론의 지방·비주거시설 비중은 오히려 높아진 상황으로, 추가 전이 위험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 경기회복 지연,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영업 정상화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 본격적 반등(턴어라운드) 시기는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짚었다.
▲ 저축은행 역시 생산적 금융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
게다가 정부가 금융업계에 ‘생산적 금융’을 화두로 던지면서 오 회장에게는 또 다른 과제도 주어졌다. 저축은행의 경영안정성을 지키면서 당국이 요구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점에서는 생산적 금융의 확대가 연체율 관리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은 금융권이 공급하는 자금이 경기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처를 향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축은행들에게는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기업대출이 가계대출보다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축은행 연체율을 보면 2025년 6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10.82%, 가계대출 연체율은 4.60%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본래 역할이 중·저신용자를 비롯한 서민과 지역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인 만큼 정부 기조에 발을 맞출 필요성도 적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업계와 정부·금융당국 사이 가교 역할을 한다. 오 회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오 회장은 2022년 2월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처음 선임됐다. 2025년 연임에 성공해 2028년까지 임기를 확보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