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투자증권이 IMA(종합투자계좌) 인가전에 새로 도전장을 던졌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자신을 총괄 책임자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그래픽 씨저널> |
[비즈니스포스트] NH투자증권이 IMA(종합투자계좌) 인가에 도전장을 던졌다.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의 든든한 자본 지원을 뒷배로 얻으면서다.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IMA 사업자 인가에서 NH투자증권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NH투자증권은 7월 말 이사회를 열어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025년 상반기보고서 기준 7조5천억 원 정도다. 그리고 이번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8조 원을 넘어서면서 IMA 사업자 선정의 최소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먼저 앉아있던 경쟁 테이블에 비로소 NH투자증권이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 비교 불가한 자본 규모, 농협금융지주의 존재감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NH투자증권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 자체가 지주의 장기적 지원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IMA는 단순히 자금운용 비즈니스가 아니라 원금 지급 의무를 동반한 사업이다. 자본의 ‘두께’와 지속 가능성이 안정성의 핵심이 된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이 8조 원이라는 기준을 세워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IMA는 고객의 자금을 운용해 성과를 나누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다. 투자자들이 상품 매력을 판단할 때 단순 수익률보다 발행사의 신용도와 지급 능력을 먼저 따지는 이유다.
농협금융지주의 존재감이 커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농협금융지주의 자본규모가 다른 증권사 모회사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2025년 상반기보고서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은 21조 원이다.
◆ 지주회장 이찬우와 윤병운의 콤비플레이, IMA 인가라는 한 곳을 바라보다
결국 NH투자증권이 IMA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이미 IMA 사업자 인가를 받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NH투자증권은 윤 사장을 책임자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3분기에 마감되는 인가 신청을 차질없이 마무리 할 계획을 세워놨다.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농협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 사이 신뢰의 회복을 보여준다는 시선도 있다.
이찬우 회장은 지난해 초 NH투자증권 사장 선임 당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 농협중앙회 출신 인물을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세우길 원했던 강 회장과 달리 이찬우 회장은 증권회사의 사장은 증권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NH투자증권이 나아가려고 하는 방향을 지주가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단기 우려와 장기 기대의 교차, IMA 진출을 위한 유상증자 약인가 독인가
윤 사장은 IMA를 통해 리테일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IB 역량을 고객과 공유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지주의 자본 지원이 결합되면 단기간에 체급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성장과 안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는 여전히 과제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NH투자증권의 IMA 사업 수익성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결의한 직후 NH투자증권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HOLD)으로 하향하는 보고서를 내고 “투자의견을 Hold로 하향하는 이유는 유상증자의 실효적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IMA 선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IMA의 수익성과 RWA 부담 측면에서 발행어음대비 우월하다는 점은 아직은 불확실하다”고 바라봤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 역시 “성장을 위한 증자이긴 하지만 단기간 내 ROIC(투하자본이익률) 달성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런 견해가 지나치게 단기적 수익성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IMA 상품 자체가 고객에게 매우 소구력있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고객 유인효과, 투자 자산 형성 효과 등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IMA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수익성 측면만 고려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기적 시각”이라며 “각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일종의 ‘출혈경쟁’까지 불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IMA 사업 진출은 고객 유인을 위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NH투자증권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자본적정성이 제고되고 사업 경쟁력, 유동성 대응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 IMA 인가가 이뤄진다면 발행어음과 달리 장기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수신 기반 다변화와 장기성 투자 자산과의 유동성 만기 매칭 관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MA는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라 리테일과 IB비즈니스 사이 선순환을 통해 장기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