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임플란트업계에 따르면 덴티움(사진)이 중국 정부의 물량기반조달(VBP) 정책 2차를 앞두고 중국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덴티움이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중국 정부의 임플란트 물량기반조달(VBP) 2차 시행이 예상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치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말 임플란트 VBP 2차 방향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VBP는 중국의료보험국이 실시하는 의료기기 구매 정책으로 대량 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시술 가격을 하향 평준화해 실수요자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도 덴티움을 비롯한 국내 임플랜트 업체들의 중국 내 수요 위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구체적 정책 변화 방향은 나오지 않았지만 1차와 비슷하게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가격 인하 압박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서 초고가로 여겨지던 스트라우만이 가격을 낮추며 입찰에 참여하면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중국에서 약화됐다는 점에서 수익성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
1차에서는 글로벌 1위 임플란트 업체인 스위스 스트라우만도 가격 인하를 피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면서 광폭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글로벌 1위 임플란트 기업인 스트라우만의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 매출은 3047억 원, 3293억 원, 3762억 원, 6109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 2019년 중국 내 시장점유율 22%로 오스템임플란트 33, 덴티움 25%에 이어 3위를 차지하던 스트라우만은 2022년 말 VBP 정책 시행 후 중국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이후 점유율을 확대하며 국내기업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당시 국내 업체들은 VBP 시행 초기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지만 결과적으로는 가격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스트라우만이 가격을 인하하면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국내 업체들 가운데서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덴티움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덴티움은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어 일정 부분 가격 경쟁력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점유율 하락까지 겹쳐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더구나 스트라우만은 중국 성과를 바탕으로 현지 공장 건립을 통해 2기에 더욱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덴티움이 중국 부진으로 올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사진은 챗 GPT로 생성한 임플란트 모습.
실적에서도 이미 충격이 나타났다.
덴티움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823억 원, 영업이익 155억 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2024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6.3%, 영업이익은 4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장추정치와 비교해도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22.5% 낮은 수준이다.
주요 요인으로는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 부진이 꼽힌다.
덴티움은 중국에서 매출 375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35.8% 감소했다.
문제는 대체 시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임플란트는 의료기기 특성상 현지 의사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임상 데이터를 쌓고 신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렵다.
덴티움이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할 출구 전략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임플란트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 정부의 2차 정책 방향에 대해서 나온 것이 없다”면서도 “정책 방향에 대해서 가늠하기 어렵지만 1차와 마찬가지고 추가적인 가격 인하 압박이 있어 국내 업체들도 내부적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