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5-08-17 06:0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금융당국의 자회사 설립 승인을 계기로 시니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 전반에 걸친 수익성 악화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시니어 사업 등 장기 사업 동력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요양 자회사 설립을 계기로 시니어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생명 노인복지시설 운영업 진출을 위한 자회사 설립 신고를 수리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100% 자회사인 ‘삼성노블라이프케어(가칭)’를 활용해 시니어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승인으로 삼성생명은 KB라이프, 신한라이프, 하나생명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요양사업 전문법인을 세우는 생명보험사가 된다. 금융지주 계열사가 아닌 단독 보험사로는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2001년 경기도 용인에 프리미엄 실버타운 ‘노블카운티’를 설립하고 삼성생명공익재단에서 운영해온 경험과 삼성 브랜드 신뢰도를 무기로 차별화된 시니어 시장 공략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블카운티는 주거공간인 타워동과 리빙프라자, 스포츠센터, 요양센터 등으로 구성돼 문화와 스포츠, 의료 서비스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시니어 사업 관련 자회사 설립 승인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다만 노블카운티 인수나 향후 운영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생명보험사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 수요가 감소하며 보험 본업에서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아졌다고 평가된다.
이에 보험사가 장기적으로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선 보험 본업 밖에도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리고 시니어 사업은 생명보험사가 ‘생애 전반을 관리한다’는 강점을 살리면서도 장기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의 고령시장 사업전략 연구’ 보고서에서 “(보험사가) 고령자 특화 자회사를 설립해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다양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령자의 경우 젊은 층과 비교했을 때 한 곳에서 여러 서비스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더 크기 때문에 원스톱 쇼핑(One-stop shopping)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 곳에서 신탁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령층 특화 브랜드가 존재할 경우 고객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다수 생명보험사들은 미래 먹거리로 일찍이 시니어 고객 대상 사업을 점찍고 자산관리, 신탁, 요양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 왔다.
홍 사장과 삼성생명 역시 시니어 사업을 추진할 의지를 계속 보여 왔다.
삼성생명은 2024년 말 조직개편에서 시니어 사업을 전담하는 시니어 태스크포스(TF)를 ‘시니어 비즈(biz)’팀으로 격상시키며 사업 확장과 관련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된다.
삼성생명은 2022년부터 자산과 건강을 연계해 고객의 삶 전반에 걸쳐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새 사업모델인 ‘건강자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사회 구조 변화에 따라 ‘건강자산’ 프로젝트 연장선에서 2023년 12월 말 기획실에 TF를 꾸리고 시니어리빙 사업 진출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생명은 조직개편 등에서 시니어 사업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 왔다.
또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인공지능(AI), 시니어사업, 헬스케어 등 미래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 발탁에 중점을 뒀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 사장은 여러 공식적 자리에서 직접 시니어 사업을 언급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변화를 예민하게 감지하고 변화에 도전하기를 바란다”며 “헬스케어, 신탁, 시니어 비즈니스 등 새로운 업에 도전해 생활금융 전반을 리드하는 회사로 도약해 나가자”고 말했다.
앞서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보험을 넘어서는 보험’을 발굴해 나가겠다”며 “올해 시니어리빙(요양)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사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서 주요 역할 맡아 온 보험 전문가로 통한다.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임원이 된 뒤에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경영전략팀 상무를 지냈다. 2011년 삼성생명으로 돌아온 뒤 인사팀장 전무, 특화영업본부장 전무, 전략영업본부장 부사장, FC영업1본부장 부사장으로 일했다.
2020년 12월부터는 삼성화재로 이동해 자동차보험본부장 부사장으로 일했고 2021년 12월 삼성화재 사장에 올랐다. 그리고 2023년 12월1일 삼성생명 사장에 선임됐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