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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다.
수출과 투자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과 박근혜 게이트 등으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5%로 0.3%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이 그동안 연초에 내놓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2.0%)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지난해 10월 전망치를 내놨던 때와 비교해 대내외 여건이 빠르게 바뀌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대선결과와 미국 금리인상 속도, 시장금리 상승, 미 달러화 강세, 보호무역주의 가능성 등 대외여건이 크게 변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전망치인 2.6%보다 0.1%포인트 낮다.
다만 국책경제연구기관 및 민간경제연구기관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살펴보면 한국개발연구원(KDI) 2.4%, 현대경제연구원 2.3%, LG경제연구원 2.2%, 한국경제연구원 2.1% 등이다.
이 총재는 “국내상황도 경제 외적인 변화가 많아 그에 따른 심리위축을 반영했다”며 “민간소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9년 3월 이후 7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94.2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박근혜 게이트와 트럼프 정부의 정책불확실성 등에 영향을 받아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점을 반영해 올해 민간 소비증가율이 1.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에 반등에 성공한 수출은 올해 2.4%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행의 전망대로라면 2013년(4.5%)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셈이다.
건설투자는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둔화되지만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증가율인 10.9%(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인 4.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설비투자도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주택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주택가격을 거품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주택경기나 집값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이란 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과 노동 등 모든 생산요소를 활용할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인데 한국은행은 2015년에 국내 잠재성장률을 3.0~3.2%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 총재는 "최근 수년 동안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고 인구변화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성장률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행 조사국에서 잠재성장률을 새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도 기존 전망치인 1.9%에서 1.8%로 0.1%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연중 평균으로 1.8%가 예상된다”며 “수요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릴 만큼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