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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엔비디아 AI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 오락가락, 반도체 기업에 불확실성 여파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8-12 15: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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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엔비디아 AI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 오락가락, 반도체 기업에 불확실성 여파
▲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가 4월30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중 수출 규제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또다시 3개월 연기되면서 이를 ‘협상 카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엔비디아뿐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관련 공급망 기업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블랙웰’을 두고는 거래하지 않겠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2024년 3월에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이다. 기존 제품인 호퍼 기반 제품보다 속도가 최대 30배 빠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호퍼 기반 ‘H20’ 반도체에서부터 대중 수출 규제를 풀어줬는데 차세대 제품도 수출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가 곧 백악관을 재방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웰 인공지능 반도체의 대중 수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랙웰도 성능을 30~50% 낮추는 조건 없이는 수출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전향적 태도'를 보임에 따라 엔비디아 반도체의 중국 수출과 관련해서 속도, 범위, 기술 수준 등을 두고 계속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젠슨 황 CEO가 6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하소연'을 한 지 이틀 만인 8일 미국 상무부는 H20 반도체에 대한 대중 수출 재개를 허가했다.
 
로이터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의 성능을 낮춘 제품을 따로 내놓으면 미국 당국이 중국에서 판매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허가는 엔비디아 매출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세금 수입'과 직결돼 있다.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향 반도체 수출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수출 관세’라 할 수 있다.

조사기관 번스타인리서치는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로부터 올해에만 20억 달러(약 2조7800억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향 반도체 수출을 두고 체계적이고 준비된 전략을 펼치지 못하는 것은 국내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정치 이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미국 사회에는 중국이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를 확보해 미국의 기술 우위를 추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져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해 왔다.  
 
트럼프 '엔비디아 AI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 오락가락, 반도체 기업에 불확실성 여파
▲ 중국 장쑤성 화이안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서 2024년 4월29일 한 노동자가 운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미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제한하며 인공지능 분야 기술 격차를 벌리려 했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 업계가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 격차를 맹추격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수출 통제의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엔비디아 쪽도 "대중 수출 규제가 오히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며 대중 수출 허가 여론에 불을 지폈다.

반면 수출 규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미국 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H20는 여전히 최첨단”이라고 평가했다고 CNN이 12일 보도했다. 

구세대 제품인 H20조차도 여전히 전략적 가치가 높은데 트럼프 대통령이 섣불리 수출 통제를 해제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블랙웰 수출 허가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미국 정치권과 지지층 내에서 반발이 커질 수도 있다.

연방 하원의 존 물레나르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수출통제는 안보를 지키는 최전선이며 중국의 인공지능 능력을 강화할 기술 판매를 허용하는 선례를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가 12일 보도했다. 

이렇듯 국내 여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여부는 미중 통상협상에서 주요 안건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는 여전히 한계가 분명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 여부를 지렛대 삼아 대중 협상에 나설 수도 있다. 

중국도 희귀 광물과 희토류를 비롯해 전략적 우위를 점한 품목의 대미 수출 여부를 조정하며 협상력을 키우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 또한 반도체 수출을 이에 맞춰 서서히 늘리거나 다시 옥죌 수 있다. 중국 쪽의 희토류 카드를 쥐고 있기에, 미국도 반도체 카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엔비디아 반도체의 수출 통제는 ‘협상 카드’”라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중 통상협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중국과 지난 5월에 합의했던 관세 유예 시한을 90일 뒤인 11월9일까지 다시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은 발표했다.

요컨대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확대할지 11월까지 재면서 통상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고 엔비디아로부터 사실상의 수출 관세를 거두는 이중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치권과 여론의 반발을 고려해 수위 조절은 불가피하다.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 범위와 기술 수준, 시기 등을 두고 조심스럽게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엔비디아나 AMD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관련 공급망 기업에도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엔비디아와 AMD에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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