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7-31 16: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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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중국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취하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대웅제약의 ‘1품1조(1개 제품 연매출 1조 원)’ 품목인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가 중국 진출 문턱에서 멈춰 섰다.
올해 안에 시판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돌연 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하면서 박성수 대표가 추진해온 1품1조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31일 대웅제약 안팎에 따르면 나보타 중국 판매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성수 대표이사는 2021년 12월 나보타를 중국에 허가 신청하면서 “2022년 내에 허가 취득 및 3년 내 중국시장 1위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올해 안으로 나보타 중국 허가와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나보타 3분기 중국 승인시 급여 협상 기간 없이 신속한 판매가 가능하며, 연내 초도 공급 물량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나보타 중국 승인은 하반기 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보타 중국 승인 여부 발표될 경우 실적 추가 상향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30일 중국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서류를 완벽하게 다시 제출해 중국에서 확실하게 허가를 받기 위해 자진 취하를 결정했으며, 빠른 시일 안으로 품목허가 신청을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용량을 다양화해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의 투여 용량은 시술 부위 및 범위 등에 의해 결정되는데 중국은 블법 의료 시술 방지를 위해 환자 1명당 1바이알(병) 정책을 권장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중국의 ‘1환자 1바이알(One Patient One Vial)’ 제도로 100유닛 단위만으로는 사용이 제한되기에, 환자 맞춤형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50유닛을 포함한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허가 받는 것으로 개발 전략을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 대웅제약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 제품사진. <대웅제약>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제제를 승인받은 휴젤도 ‘레티보’를 50유닛과100유닛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 2020년 10월 100유닛으로 처음 승인을 받았고, 2021년 2월 50유닛도 승인받았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세계 3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꼽힌다. 프로스트앤설리반(Frost & Sullivan) 자료에 따르면,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25년 126억 위안(약 2조4천억 원)에서 2030년 390억 위안(약 7조4천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직 승인 제품이 7개뿐으로 정식 진출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메디톡스도 2018년 보툴리눔 톡신제제 '메디톡신'으로 중국 허가를 신청했으나 5년 넘게 심사가 지연되자 2023년 자진 취하했다. 현재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이 아닌 계열사 뉴메코의 '뉴럭스'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을 갖고 있다.
나보타는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클루, 당뇨병치료제 엔블로와 함께 대웅제약의 ‘1품 1조’ 전략의 핵심 품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나보타는 186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대웅제약 전체 매출의 14.7%를 차지했고, 올해는 2270억 원 수준으로 늘어 전체 매출의 17%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익면에서는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대웅제약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나보타가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나보타는 미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제제 시장 점유율 14%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태국 시장에서 잇따라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에서는 기존 180억 원 규모였던 계약이 5년간 1800억 원으로 10배 확대됐고, 태국에서는 738억 원 규모로 기존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해당 물량이 소진될 경우 추가 공급도 가능하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에볼루스를 통한 주요 시장 외에도, 브라질과 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ROW) 시장 매출 확대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