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무역협상 타결과 관련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미 관세협상 타결 과정을 밝히면서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적인 시장 개방은 없다고 강조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어 “미국과 협의 과정에서 우리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식량 안보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월령 제한 완화 요구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 요구는 여러분이 다 아시는 대로 소고기를 30개월 월령 제한을 두는 나라가 전 세계에서 3개 나라뿐이라는 것이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소고기를, 수입 1위 국가가 대한민국이다(라고 반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부처 입장은 다 다를 수 있지만 대통령실, 대통령께서 판단하실 때는 농축산물이 가진 정치적 민감성, 우리의 어떤 역사적 배경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서 우리는 그쪽(농축산물) 추가 개방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표현한 ‘완전한 시장 개방’ 부분에 농산물도 포함된 것은 ‘정치적 표현’이라고 바라봤다.
구 부총리는 “정치지도자의 표현이시니까,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이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과 우리가 나눈 대화인데 우리 농축산품 부분이나 이런 데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고, 합의된 게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협상이 타결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전략은 우리 정부가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 제안한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였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합의에 이르도록 가장 큰 기여를 한 부분은 MASG 프로젝트”라며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립,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유지·보수·정비(MRO) 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가진 우리 조선 기업들이 미국 조선업 부흥을 도우며 새로운 기회와 성장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조선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미국 내 선박 건조가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1천억 달러 구매는 수입 다변화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 바라봤다.
구 부총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에너지의 구매처를 미국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경제에 추가 부담을 야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협상의 가장 큰 성과는 우리나라 수출 상품이 경쟁국들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게 된 점과 대미 통상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일본 등 경쟁국들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 인하 합의를 이끌어내 불확실성에 시달려 온 우리 기업들이 다른 나라와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요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전체 수출의 약 19%를 차지하는 대미 수출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조선업 협력 패키지 등 합의 후속 조치를 이어가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조속한 방미를 요청한 만큼 실무적인 뒷받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