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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OBBB' K배터리 3사에 '기회', 미국서 중국 ESS 시장 넘겨받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7-29 16: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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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OBBB' K배터리 3사에 '기회', 미국서 중국 ESS 시장 넘겨받나
▲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단독공장.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6월1일 이곳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 LG에너지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트럼프 감세 법안이 세액공제 요건으로 공급망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한국 배터리 3사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떠오른다. 

미국 ESS 시장은 그동안 중국산 수입 배터리가 사실상 점령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도 기술 반출을 제한하기 시작해 한국 배터리 기업이 반사 수혜를 누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기업이 미국 내 사업 계획을 재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ESC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플로렌스에 짓던 공장과 관련해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AESC는 중국 기업인 엔비전 그룹이 2019년 닛산과 일본 전자그룹 NEC의 합작 배터리 벤처를 인수해서 설립한 중국 기업이다.

다른 중국 배터리 기업인 고션하이테크 또한 미시간주 빅래피즈에 건설하던 공장 가동을 무기한 보류했다.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고션하이테크는 지난해 세계 배터리 기업 가운데 배터리 출하량 기준으로 6위를 기록한 업체이다. 그런데도 미국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기업은 세계 배터리 산업에서 지배적인 위치”라면서도 “워싱턴에서 내놓는 정책으로 미국 시장 진출길은 좁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서명한 감세 법안에 주목했다.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이라고 부르는 이번 감세법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기업의 세액공제 자격을 박탈하고 중국산 소재에 규제를 강화했다. 

배터리 기업이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내년부터 '실질적 지원 비용 비율'(MACR) 규정을 맞춰야 한다. 

MACR은 배터리 생산에 사용하는 소재 가운데 중국 기업과 같은 ‘금지외국기관(PFE)’이 생산한 소재의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중국 이외의 기업이 생산한 소재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은 2026년 60%를 시작으로 매년 5%포인트씩 상향해 2030년부터는 85%에 이르러야 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감세 법안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친환경 제조업에 주던 혜택을 축소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중국 업체가 타격을 받으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기업이 미국 ESS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도 미국에 진출한 자국 업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15일 배터리 양극제 제조 기술을 수출 금지와 통제 목록에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자국 기업의 배터리 관련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정부가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OBBB' K배터리 3사에 '기회', 미국서 중국 ESS 시장 넘겨받나
▲ 중국 고션하이테크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치한 ESS 설비. 전체 용량은 492MWh이다. <고션하이테크>

이러한 규제 강화 흐름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실제 감소 추세에 들어갔다. 반대로 한국 배터리 업체의 미국 점유율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은 지난해 전체 점유율보다 5.4%포인트 상승한 53.6%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ESS 시장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터리 3사가 점유율 확장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부터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했다. 

SK온 또한 북미 ESS 시장을 겨냥해 한국 배터리 소재사인 엘앤에프와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이달 11일 발표했다.

삼성SDI는 북미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와 배터리 일부 생산 시설을 올 연내 ESS로 전환하는 방침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바꾸거나 소재 공급처를 다각화하면서 ESS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 내 전력 수요가 대폭 늘고 있다는 점도 ESS 시장 성장에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 정책을 뼈대로 하는 ‘AI 행동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이에 전력 수요 급증이 불가피한 만큼 ESS 시장 성장 전망은 유망하다는 관측이 많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미국 내 ESS 누적 설치 용량은 2023년 19기가와트(GW)에서 2030년 133GW, 2035년 250GW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미국이 인공지능 기술을 주도하는 만큼 ESS 시장도 미국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헀다. 

종합하면 중국 기업이 미국의 정책 압력과 자국의 기술 수출 통제로 미국 시장에서 후퇴하고 있는 틈을 타 한국 배터리 기업이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조나스 남 부교수는 “한국 배터리 업체는 기술과 소재 공급을 여전히 외부에 의존한다”며 백악관의 불확실한 통상 정책이 일명 K배터리 3사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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