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5-07-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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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신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새 정부 정책에 힘입어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안정적 국내 실적을 기반으로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신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박종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는 안정적 국내 실적을 기반으로 고효율 태양광 모듈 신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이어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지난해와 비교해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가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과 관련한 특별법을 추진하면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태양광 사업에서 수혜를 입는다는 것이다.
정부의 태양광산업 정책에 규제 철폐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마이크로그리드 등 차세대 전력 시스템 대상 투자뿐 아니라 전기요금 할인과 청년층 정주 여건 개선 등 실질적 지원 방안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
태양광 발전은 풍력이나 원자력과 비교해 시공·설치·시운전에 들어가는 시간이 적어 설치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현재 10% 수준에 머무르는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태양광 발전이 이른 시간 안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6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직전 분기와 비교해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으로 봐도 올해 영업이익으로 200억 원 안팎을 내며 지난해보다 6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고효율 제품인 ‘N타입 탑콘(TOPCon)’을 내놓았는데 셀과 모듈로 이어지는 생산라인을 모두 국내에 구축해 국내 태양광 발전 확대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N타입의 발전 효율은 22.3~22.9%로 P타입보다 효율이 1% 이상 높다. 박 대표는 지난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기존 P타입 생산라인을 모두 N타입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박 대표는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고효율 제품의 중요성과 기술 개발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시장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기업이 될 수 있다”며 “국내 모듈의 수익성이 좋은 만큼 매출 비중이 올라가고 실적도 같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HD현대에너시솔루션 국내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75~76%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기존 71%에서 4%포인트 이상 높아진다는 것이다.
경쟁사인 한화솔루션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매출 비중이 큰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정부 정책에 따른 수혜 폭이 커질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은 90%에 가까운 매출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2023년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충북 음성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가치사슬인 ‘솔라허브’ 구축에 나서면서 해외 생산기지 건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종환 대표는 국내에서의 단단한 실적 확대를 바탕으로 향후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 박종환 대표는 국내에서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치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고출력 태양광 모듈의 모습.
특히 북미 지역에서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발전 효율이 높고, 고온에서도 출력 저하가 적으며, 열화에도 강한 구조적 장점을 가진 N타입 탑콘을 바탕으로 주택용과 상업용 고출력 모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태양광 제품들을 대상으로 최대 3521%에 이르는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사실상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 진 부분도 HD현대에너지솔루션 해외사업 확대에 유리한 요소로 꼽힌다.
최근 통과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제품에 중국산 원재료가 일정 비율을 초과하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유럽에서도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가 더 이상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매출도 2024년 4분기 2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01억 원으로 7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북미 지역 매출 비중은 2.7%에서 23.6%로 20.9%포인트 높아졌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단기 수요 상승이 전망된다"면서도 "중국과 동남아산 제품에 대한 규제 이슈 등 정책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미국 시장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21년 이후 HD현대에너지솔루션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데 올해 3월 재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다시 2년 더 연장했다. HD현대에서 일렉트릭(현 HD현대일렉트릭) 배전영업부문장, 풍력발전 3개사 대표이사를 지냈고 한국조선해양(현 HD한국조선해양) 자산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