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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폭우 속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의 외침 "MBK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박재용 기자 jypark@businesspost.co.kr 2025-07-18 15: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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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폭우 속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의 외침 "MBK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홈플러스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

홈플러스 유동화증권(ABSTB) 피해자들이 굵은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법원 앞에 모였다.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거짓말을 밝히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1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앞에서는 홈플러스 유동화증권(ABSTB) 피해자들의 홈플러스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서울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지만 피해자들을 막을 수 없었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홈플러스가 3월 법원 제출 의견서에서 언급한 변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언을 맡은 이의환 비대위 집행위원장은 결연한 목소리로 홈플러스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집행위원장은 “홈플러스 측은 회생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신용카드대금 지급채무도 우선변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언급했다”며 “홈플러스는 즉각 조기 변제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측 채무자 대리인이 3월19일 회생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사건번호 2025회합135)를 살펴보면 “회생절차 개시신청 20일 전에 공급 받은 물건으로 특정되는 것이라면, 역팩토링을 통한 신용카드대금 지급채무에 대하여도 공익채권 승인 절차를 취하여 종국적으로 우선변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합니다”라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비대위가 7월7일 이 의견서에 담긴 내용을 언론에 전하자, 홈플러스는 다음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홈플러스의 행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라며 “거짓으로 거짓을 덮으려는 생뚱맞은 해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자신들이 회생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마저 부정하는 것은 법원과 국민을 두 번 속이는 천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MBK는 3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과 유동화증권을 포함한 상거래채권의 전액변제를 약속한 뒤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등 의원들은 3월18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회장의 사재출연과 국회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당시 의원들은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이 없는 ‘전액변제’ 약속은 그 자체로 대국민 사기극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홈플러스는 4개월이 지난 7월18일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결국, MBK의 약속은 우려대로 '사기극'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게 이날 집회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현장] 폭우 속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투자자들의 외침 "MBK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해 MBK·홈플러스의 진실성이 비판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3월 기업회생을 개시하며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처음 인지한 시점이 2월25일이라고 주장했다.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진 2월28일로부터 불과 3일 전에 알았다는 뜻이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월17일 피해자 간담회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다음 회생절차를 실시하려면 보통 2달 이상 걸린다”며 “신용등급 하락 뒤 2~3일 만에 회생신청을 진행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MBK·홈플러스가 사전에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뒤 대규모 유동화단기채권(ABSTB)을 발행하고 기습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전가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은 4월1일 자본시장 현안 브리핑에서 “신용평가 하향위험 가능성 인지와 기업회생 신청 경위·시점 등을 살펴봤다”며 “MBK파트너스 측 해명과 다른 정황을 발견하는 등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 측의 해명과 조사 결과가 분명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검찰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홈플러스와 MBK의 본사는 물론, MBK가 대주주로 있는 롯데카드 본사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5월에는 김병주 회장의 출국정지 조치도 내렸다.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이 MBK의 신용강등 사전 인지 정황을 포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근에는 한앤컴퍼니와 MBK의 행보가 비교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두 회사 모두 사모펀드지만, 인수 기업의 가치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한앤컴퍼니가 최대주주로 있는 남양유업은 9일 정규직 임직원 1546명에게 자사주 1인당 16주(104만 원 상당)를 지급하겠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자사주 98억 원 규모 소각 결정도 함께 공시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남양유업을 인수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자사주 지급·소각 결정은 흑자전환을 이룬 임직원과 주주를 향한 보상이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 기업가치 상승 후 투자자금 회수(엑시트)로 이어지는 ‘사모펀드의 주 목적’을 이뤘다”며 “반면 MBK는 홈플러스를 차입매수(LBO)로 인수한 뒤 기업 경쟁력을 망가뜨리고 무책임하게 엑시트 하려고 한다”고 평가했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자산을 담보로 5조 원을 대출받아 7조2천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MBK가 자체 조달한 자금은 2조2천억 원뿐이었다.

MBK는 인수 뒤 MBK의 자본이 아닌 홈플러스 자산 매각 등으로 차입금을 상환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불어난 이자비용을 메우는 데 사용했다.

MBK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과 기업회생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MBK는 지난 8일 홈플러스를 ‘전세 낀 아파트’에 빗대며 또 다른 빚투(빚 내서 투자)를 부추겨 빈축을 사기도 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MBK가 어떻게든 손털고 나가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부적절한 비유”라며 “어떤 인수자가 들어와 홈플러스를 살려낼지가 중요한 것인데, MBK는 엑시트에만 몰두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비대위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ABSTB 조기변제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내고, 빠른 해결을 요구했다. 박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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