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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고 있다. |
박영수 특별검사가 새해 벽두부터 삼성그룹의 대가성 수사에 고삐를 더욱 바짝 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주부터 삼성그룹 수뇌부를 줄줄이 소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속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삼성물산 합병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 발언에서도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영수 특검이 삼성그룹의 최순실씨 지원을 대가로 삼성물산 합병에서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놓고 관련자 진술과 증거들을 토대로 막판 퍼즐맞추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물산 합병과정에 문형표 이사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통한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고 이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실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2일 특검에 다시 불려나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국익에 도움이 되니까 국가적 차원에서 할 수도 있는 일 아니냐"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시인한 데 이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1일 돌연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물산 합병찬성 지시의혹과 관련해 “완전히 엮은 것”이었다고 부인하면서도 “(합병이 안 되면)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이런 생각을, 잘 국민연금이 대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이유가 무엇이 됐든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음을 밝힌 것은 물론 국민연금에 직간접적으로 지시했을 가능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영수 특검은 박 대통령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현재 수사 중인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한 데 대해 상당히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히려 여론이 악화해 특검 수사에 대한 압박도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해명을 놓고 “초등학생·중학생만도 못한 규범인식과 자세를 보였다”며 “언론을 상대로 어설픈 여론전을 할 게 아니라 특검팀의 대면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게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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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더불어민주당은 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다고 주장하며 처벌을 요구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배경은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에 있다는 대통령 말씀자료가 공개됐다"며 "대통령은 엮였다지만 대통령과 삼성의 조직적 공모행위는 전모를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 대변인은 “(이 부회장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지만 문자보고 등을 통해 사전에 알았음이 드러났다”며 위증죄로 고발할 것을 요구했다.
특검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공여죄 수사강도를 더욱 높여 이르면 이번주 안에 관련자 소환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승마활동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집중적으로 특혜 지원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아온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긴급체포돼 국내 강제송환이 곧 이뤄질 것으로 보여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수뇌부로 특검소환이 예상되는 사람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이다. 이들의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특검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