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 신흥국을 가다 프롤로그③] 이제 막 깨어난 '경제 거인', 현대차 LG전자의 이유 있는 인도 증시 상장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5-05-30 1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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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 남아시아의 인도,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아직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지 않지만 이들 국가는 K금융의 미래 아시아 영토로 평가된다. 이들의 어떤 점이 K금융에 매력적 요인으로 평가될까. 비즈니스포스트는 그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K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6월 캄보디아, 인도,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난다. 그 전, 프롤로그를 통해 이들 세 나라를 대략적으로 소개한다.
▲ 누군가의 무덤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크기를 자랑하는 인도의 타지마할. 인도 경제의 크기도 그만큼 잠재성이 무궁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마스테.’
인도의 대표적 인삿말인 나마스테엔 ‘당신을 존경합니다’란 뜻이 담겼다.
최근 인도의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과를 보면 '나마스테'란 인사를 인도가 받아야 할 듯도 하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한 뒤 지난해까지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9~2020년(3.9%),과 2020~2021년(-5.8%)를 제외하면 매년 6% 이상의 탄탄한 성장률을 보여왔다.
특히 이 기간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와 겹치는데 이때 글로벌 탈중국 흐름이 불면서 인도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거점을 중국 외에 한 곳 더 두는 ‘차이나+1’ 전략을 선호하게 되면서 인도로 옮겨간 것이다.
인도는 인구가 14억 명을 넘어 전세계 최대인데 중위연령은 약 30세로 비교적 젊으며 디지털 역량에도 익숙하고 임금도 매력적인 국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모디 정부는 글로벌 자금의 유치를 위해 다양한 개방 개혁을 추진함과 동시에 내수 진흥 정책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글로벌 기관들은 앞으로도 인도 경제가 6%대의 성장률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인도의 증시는 글로벌 업계에서도 두드러지는 존재로 올라섰다.
인도증시 대표지수인 NIFTY는 횡보세를 이어오다가 2014년 들어 6천 포인트 대에서 줄곧 우상향하기 시작해 현재 2만4천대까지 올라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인도증시의 거래규모는 700억 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으로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EY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인도는 전세계 IPO 시가총액의 22%를 차지했다. 62개의 기업들이 28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끌어모으면서 증시에 상장했다.
산업재, 부동산, 건설, 건강관리 등 종류도 다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었음에도 인도 상장 열기가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민간소비가 GDP의 61%로 내수중심의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급변하는 대외경제 여건이나 무역둔화에 대한 저항력이 비교적 높다"며 "구조적 강점을 지닌 인도경제는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기조와 맞물려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골드만삭스의 기업금융(IB) 헤드인 수드라샨 라마크리슈난은 “향후 3~5년 동안은 IPO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도 현지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참여 비중을 늘리고 있는 점도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인도는 여전히 금융업의 미개척지로 불리지만 산업적인 잠재력을 고려하면 향후 금융산업이 개화할 가능성은 농후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개인들 사이에서도 부의 축적에 대한 의식이 늘어나면서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 국내 기업들이 인도 현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인도 구루그람시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법인 본사. <연합뉴스>
한국 기업들도 이에 인도 현지 시장 진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우선 산업 기업 가운데 현대차가 2024년 10월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당시까지를 기준으로 인도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으로 평가된다.
뿐만 아니라 LG전자가 현재 인도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산업은 곧 금융을 수반하는 만큼 국내 금융사들의 인도 진출도 적극적이다.
특히 국내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를 제 2의 거점으로 삼고 지난해 말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을 인수하면서 종합 증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은행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해 KB국민은행이 첸나이와 푸네에 신규 지점을 개설했으며 우리은행도 푸네와 아마다바드 지점을 추가 개설하면서 기지개를 켜는 인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