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한국 기업을 인수하는 중국기업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여한 중국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로 경제제재에 나서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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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 본입찰은 내년 1월에 진행된다. 중국 링롱타이어와 지프로,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 더블스타, 인도 아폴로타이어 등 다섯 곳이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항공부품회사인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는 예비입찰에서 최고가인 1조 원 정도를 써낼 정도로 인수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현지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수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의 보복조치로 한한령(한류 금지령)를 내리면서 한국기업이 타격을 입은 데 이어 중국기업의 한국진출도 제한을 받고 있다.
국내 인수합병시장에도 사드배치의 후폭풍이 일고 있다. ING생명은 중국계 자본과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는데 중국정부가 승인절차를 미루면서 협상막판에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참여했던 중국기업들이 발을 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자본이 한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정부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나선 중국기업을 압박하거나 중국기업이 최종 인수후보로 선정될 경우 인수승인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후보가 가시화하지 않은 만큼 속단하기는 이르다”며 “그러나 ING생명 매각이 사실상 사드배치의 영향으로 무산되고 중국의 보복성 경제제재가 거세지면서 중국기업이 참여한 인수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기업이 압박을 받으면서 금호타이어 몸값이 떨어지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다소간 호재가 된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도 되찾아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야 한다.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에 제3자 양도 및 지정이 불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으면서 홀로 인수금액을 마련해야 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본입찰 이후 결과를 보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박 회장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조달계획 등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