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관심사는 한동훈 후보가 2위 안에 들어 당권 도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다. 다만 안철수 후보와의 표 분산 가능성과 선거 지형이 반탄(탄핵 반대) 후보들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맞물리며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한동훈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 오픈스튜디오에서 토론 전 리허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국민의힘은 대통령 선거 2차 경선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2차 경선은 27~28일 양일간 진행되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9일 최종 경선 진출자가 2명으로 좁혀진다.
1명의 후보가 50%가 넘는 과반 득표율을 기록하면 양자 대결 없이 바로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다. 다만 4강 대진표상 현실적으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차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4위 다툼이었다. 당초 나경원 후보가 보수 지지층에 힘입어 안철수 후보를 제치고 4강에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안 후보가 진출하며,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로 구성된 4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국민의힘 경선은 당초 당 지도부 기대보다 낮은 주목도를 보였다. '한덕수 차출론'이 부상하면서 주목도가 떨어졌고, 일각에선 이번 경선이 '2부 리그'가 됐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다만 안 후보 진출이라는 이변이 발생하며 2차 경선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2차 경선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한 후보의 2위 진입 여부다. 한 후보가 2위에 올라 당권 경쟁의 유력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모두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특히 김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1951년생, 1954년생으로 70대다. 안 후보도 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긴 해도 만 63세다. 다른 후보들에겐 이번 도전이 사실상 정치 인생의 마지막 도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한 후보는 1973년생으로 만 52세다. 22대 국회의원 평균연령이 56.3세인 점을 감안하면 나이가 적은 편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 김문수(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3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경선에서 최소한 2위를 확보해야 차기 당권 도전을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만약 2위에 들지 못할 경우, 당 내부에서 정치적 입지를 처음부터 다시 다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한 후보 입장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며 "반탄(탄핵 반대) 후보들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후보는 '배신자 프레임'을 갖고 있고 당 내부에서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정치적 재도약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젊고, 탄핵 찬성 및 윤석열과의 거리두기를 확실히 한 인물"이라며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과거 이미지와 '배신자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후보의 2등을 향한 여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중도 확장을 앞세우는 안 후보와의 지지층이 겹치면서, 표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윤 전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둔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유사한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탄핵 찬성 지지자들 표는 한동훈, 안철수로 나눠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상대적으로 당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받는 두 후보는 당원과 민심의 표를 나누게 된다면 김 후보와 홍 후보보다 불리한 지형에 설 수밖에 없다. 2차 경선은 1차 경선과 달리 당원투표가 50%나 들어가게 된다. 최악의 경우 안 후보와 함께 2강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지형이 드러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층에서 김 후보 26%, 홍 후보 20%, 한 후보 18%, 안 후보 3%로 집계됐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4일 발표한 것으로, 21일부터 23일까지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국민의힘 대선주자 후보 적합도 조사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성근 기자